27편 - 해야

by 덕후감

제목: 해야

가수: 아이브(IVE)


아이브의 〈해야〉는 단순히 사랑의 유혹이나 집착을 노래하는 것 같지만, 동화 속 호랑이의 시선으로 읽어내면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해님과 달님」 속 호랑이를 떠올렸다.

노래 속 화자는 ‘네 맘을 내게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속삭인다. 이는 동화 속 호랑이가 “떡 하나만 주면 안 잡아먹지”라며 아이들을 꾀는 장면과 겹친다. 부드러운 말로 유혹하지만, 본심은 결국 집어삼키고 싶은 탐욕이다.

아이브의 가사에서 반복되는 “해야, 해야, 해야”라는 외침도 뜨겁게 떠오르는 해를 향한 갈망처럼 들린다. 마치 호랑이가 아이들이 하늘로 오르기 전에, 자신의 발톱 안에 가두려는 듯한 긴박한 욕망을 표현하는 것 같다.

또한 이 노래는 빨간 망토의 늑대와도 연결된다. “네 맘을 내게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대사는 마치 “문 열어 주면 해치지 않을게”라는 늑대의 거짓말을 닮았다. 결국 〈해야〉 속 화자는 동화 속의 괴물들이 뒤섞인 존재, 순진한 희생자를 노리는 맹수의 형상을 하고 있다.

결국 〈해야〉는 사랑 노래라기보다, 욕망과 집착, 그리고 그것을 감추는 달콤한 언어의 위험성을 드러내는 이야기로 읽힌다. 동화 속 호랑이가 아이들을 노리듯, 노래 속 화자도 상대방의 마음과 존재 전체를 집어삼키려 한다. 그리하여 이 곡은 단순히 유혹의 노래를 넘어, 인간 내면의 ‘호랑이 같은 집착’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느껴진다.


길거리에서 노래를 들으며 걷다가 문득 <해님과 달님> 동화의 호랑이 캐릭터를 떠올렸다. 새롭고도 재밌는 시점으로 노래를 듣고,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감상시]

먹고 싶다


떡을 하나 받고 나니,
너를 꿀떡 삼키고 싶다.

붉게 타오르는 해를 보며
너를 향한 발톱을 숨긴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며,
떨어질 순간을 고대한다.

입을 벌리고 기다리니,
해가 된 널 삼키고만 싶다.

네 마음까지 다 받으며,
너를 온전히 잡아먹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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