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후감 Oct 01. 2023

두 번째 - 외국어를 덕질로 배웠어요 <중국어 편>

아이돌은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에 일본어, 중국어, 영어 가사의 앨범도 내고 언어를 배우곤 한다.


오늘은 이 중에서 덕질로 중국어를 공부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중학교, 고등학교의 제2외국어는 모두 중국어였고, 기본적인 말들만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의 추천으로 간단히 PPT를 만들어서 발표하고 수업했던 적이 있다.


이때는 한창 빅스를 좋아할 때여서 빅스가 불렀던 노래를 하나씩 집어넣었었다. 니시아적명중주정(운명처럼 널 사랑해)이라는 중국 드라마의 OST인 명중주정을 빅스가 부른 뒤로 흥얼거리며 뜻까지 알고 싶어서 번역기도 돌리고, 아는 한자가 있으면 그 뜻이 맞는지 찾아가며 열심히 번역했었다.


그 당시에 더 리믹스라는 중국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정현 님의  + 바꿔, 시샤샤(嘻唰唰), 늑대(), 운명으로 정해져 있다(命中注定), 너의 사랑이 고마워(謝謝的愛 1999)+사슬, 왕년에(那些年)까지 여러 무대를 보여줬다.


같은 소속사인 세정언니의 중국 커버곡을 들으면서 발음에 대해 더 정확히 공부할 수 있었다.


깨지지 않는 사랑(永不失爱), 빛을 쫓는 사람(追光者), 한 가지의 슬픔이 있다(伤)를 중국에서 부르기도 했고, 커버곡으로 유튜브 채널에 올려줬었다. 그 덕분에 중국 노래도 알고 발음이 정확해서 듣기가 수월했다.

영원히 깨지지 않는 사랑으로 중국어 공부한 흔적 1
영원히 깨지지 않는 사랑으로 중국어 공부한 흔적 2
영원히 깨지지 않는 사랑으로 중국어 공부한 흔적 3
빛을 쫓는 사람으로 중국어를 공부한 흔적 1
빛을 쫓는 사람으로 중국어를 공부한 흔적 2
빛을 쫓는 사람으로 중국어를 공부한 흔적 3


나중에는 중국 드라마를 보면서 중국 배우들을 잠깐 좋아했었는데, 그때 노래를 계속 듣고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배우 겸 가수로 활동하는 왕보원(王博文)이다. 처음에는 드라마 첫사랑의 멜로디를 보고 호감을 가졌는데, 노래를 듣다 보니 어느새 나왔던 예능까지 다 찾아서 보고 있었다.


그래도 드라마나 예능은 들으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노래는 듣고 바로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다.


아직도 생각나고 좋았다는 생각이 든 노래가 부연(敷衍)과 잘 자요(晩安), ()과 넌 내 마음을 느낄 수 있니?(你能感受到我的心吗)까지 네 곡이다. 부연은 가사를 번역할 때, 감탄했었어서 기억이 난다. 가사가 예쁜 걸 넘어서 시 같고 영화처럼 장면이 그려졌다. 매번 그 장면들을 머리로 그려나가며 듣는 재미와 곪아있던 부분이 나아진 걸 느끼면서 들었었다.

부연을 공부한 흔적 1
부연을 공부한 흔적 2
부연을 공부한 흔적 3

완안은 중국어로 잘 자라는 말인데, 정말 자기 전에 한 번씩은 꼭 듣고 잤었다. 어딘지 모르게 슬프고 그리운 감정이 느껴졌지만 졸린 게 더 컸던 거 같다. 새벽에 들으면 심연 아래에 있던 기억들이 하나둘 꺼내질 노래다. 은 잔잔하게 물이 흘러가는 기분이 들어서 아무 생각 없이 듣게 된다. 가사가 슬프고 이별을 말하더라도 목소리와 분위기 때문에 같이 흘러감을 느끼며 들었었다. 첫사랑의 멜로디의 OST인 넌 내 마음을 느낄 수 있니는 첫사랑 때의 풋풋하고 간질거리는 노래여서 설레게 된다. 드라마랑 잘 어울렸고, 목소리가 좋아서 좋아했는데 느낌은 신대륙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대만의 아이돌 그룹 Spexial로 활동하다가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왕이륜(王以綸)도 좋아했었다. 캐나다 화교라 영어 이름은 Riley Wang이다.


처음에 알게 된 건 중국 드라마였는데, 초식립정아애니(稍息立正我愛你)를 보고 나서였다. 꽤 재밌었고, 약간 껄렁하고 까칠한 서브남으로 나왔었다. 중국어 자막만 켜고 봤었는데, 자막으로 이해가 안 될 때 표정이나 행동, 말투를 보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전달돼서 보기 괜찮았다. 그 뒤에 본 게 너를 들려줘(最動聽的事)와 구천미애정(九千米愛情)이다. 너를 들려줘는 성우지망생과 바이올린 제작자의 사랑 이야기라 자막 켜고 보면 이해할 수 있었는데, 구천미애정은 항공사 내 파일럿과 승무원의 이야기라 직업적인 말이 꽤 나와서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한글 자막과 비교해서 봐야 "저게 저런 말이었구나" 하며 이해할 정도였다. 결말은 좀 그랬다. '갑자기 이렇게 끝난다고?' 하면서 당황했었다.


중국어 공부는 성조, 한어병음만 알면 읽는 건 그나마 수월하다. 문장 구조는 영어랑 비슷하고, 영어나 한자를 할 줄 알면 생각보다 더 쉬워지는 것 같다. 노래, 드라마, 영화로 공부를 했었지만, 늘 그렇듯 안 쓰기 시작하니 까먹게 된다. 아무래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다. 성조나 한어병음 정도는 읽을 수 있고, 노래도 한 번 들으면 금방 따라 부를 정도는 된다. 그나마 남은 게 있어서 다행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첫 번째 - 건강해야 덕질도 하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