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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덕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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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감 Nov 21. 2023

41화 - 하루에 세 번 부르는 이름

보통 하루를 셋(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부른다.


그렇기에 나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점심을 먹기 전에 한 번, 저녁이면 잠들기 전에 한 번씩 부른다.

41번째 일기, 배우 김혜윤.

출처 : 싸이더스HQ, 김혜윤


아마도 내가 스카이 캐슬을 보던 초반에 하차하지 않았더라면, 혜윤언니를 더 일찍 좋아했을 수도 있다.


하차했다는 걸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혜윤언니를 못본 게 아쉬울 뿐이다.


제대로 처음 보게 된 건 39~41번째 일기까지 쭉 나오고 있는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다. (일기의 제목으로도 계속해서 언급을 하고 있었다.)


귀엽고 말랑한 비타민 같은 은단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말랑하다 못해 물러지는 기분이었다.


지금껏 본 웹툰과 웹소설에서 자기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씩씩한 여자주인공의 모습 같아서 그걸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충분히 벅차올랐다.


그 이후로 아침이면 "아, 혜윤 언니 귀엽다... 아침부터 행복하네!", 점심이면 "혜윤 언니도 맛있는 점심 먹었으면 좋겠다!", 저녁이면 "혜윤 언니 나오는 드라마 봤으니까 이제 마음 편히 자야지." 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어사와 조이는 본방으로 못본 탓에 매번 저녁 먹을 때가 되면 재방송을 할 시간이 된다.


밥 먹으면서 혜윤 언니를 볼 수 있다는 게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대극의 캐릭터가 단오랑 비슷한 느낌이어서 그런지 이상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혜윤 언니만의 색으로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혜윤 언니의 영화가 나오기 이전에 혜윤 언니가 지금껏 찍은 웹드라마들을 하나씩 찾아서 봤다.


그중에서 가장 재밌고 공감됐던 드라마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었다.


짝사랑하는 사람들의 시점으로 보고 나니 더 확실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모두에게 친절하고 잘 대해주더라도 짝사랑을 하거나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대하는 행동과 말의 한끗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무심결에 한 번씩 더 보고 있는다거나 다른 사람들을 챙기는 척 하면서 뭐 사야 된다는 핑계로 술도 깰 겸 같이 산책하기 위해 데리고 나오는 식으로 말이다.


여기서는 혜윤 언니가 남사친과 술을 마시던 부분이 생각난다.


누가 먼저 취하나 대결하자면서 한 잔, 두 잔 마시기 시작하더니 취중진담은커녕 뻗어버리고 만 것이다.


안타까운 상황은 많고, 이 상황도 그 많은 일들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쌍방이었다는 걸 안 순간 두근거렸다.


서로 말은 못했지만, 누구 하나가 먼저 말을 꺼낸다면 친구에서 연인으로 바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보기 시작했는데, 에피소드가 워낙 많아서 다 보진 못했다.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동감이 나오고 난 뒤, 친한 언니가 동감 시사회를 보러 갔다.


나를 위해 혜윤 언니의 영상과 사진을 찍어왔는데, 그에 심취해 있던 나는 보러 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나 슬픔을 느끼지 못했다.


그 영상과 사진도 아침, 점심, 저녁으로 보며 닳기 직전까지 앓았다.


아마 앞으로도 앓고, 아침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을 만큼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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