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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덕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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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감 Dec 29. 2023

48화 - 2023년의 마지막 덕질일기

2023년 연말, 나는 연말정산 대신 이번에도 덕질을 한다.

이번 한 해를 마무리하는 덕질은, 내가 좋아하는 언니, 오빠들의 얼굴을 그리고, 인화해서 택배로 보내는 것이다.

이번 달에 2주 조금 넘는 시간을 쉬면서 올해의 마지막 덕질을 위해 그림만 그려댔다.


Sketchbook이라는 어플을 주로 쓰면서 터치펜 없이 오로지 손으로만 그려 나갔다.

처음 그리게 된 그림은 세정언니가 올려준 사진을 보고 그린 풍경 사진이다. 비록 실제 사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풍경화도 그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풍경 그림

스케치만으로 이틀 정도가 걸렸고, 채색까지 4일이 걸려 거의 일주일을 꼬박 그렸다.

세정언니의 이번 Top or Cliff 활동 때의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은 두 번을 그려서야 완성할 수 있었다.



처음의 그림은 몇 시간도 안 걸려서 장난처럼 그린 거였는데, 두 번째 그림은 4일 정도 걸렸고 머리카락과 소소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기울여서 그린 그림이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면, 손가락이 쉬고 싶다며 발악을 한다. 퉁퉁 붓고, 저리고, 통증이 느껴지는데 그만큼 만족스럽기도 하다. 아픈 만큼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서 그렇다.

하루 쉬고 나서 박연우 배우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진부터 찾았다. 작년 연말에도 보냈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더 잘 그려내고 말 거라는 생각이었다.



다 그리고 보니 작년 연말에 그린 그림과 다른 건 그린 프로그램과 도구가 달라졌다는 건데, 아쉽게도 더 발전하진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작년 연말에 그린 그림과 올해 말에 그린 그림


작년 연말에는 6~7일 동안에 그렸던 건데, 올해에는 4일을 걸려서 그렸다. 작년보다는 좀 그리는 속도가 빨라진 게 보여서 신기했다. 그동안 열심히 그린 보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쉬움을 달래며 차보성 배우님의 그림을 그렸고, 현재 스케치까지만 했다.


그런 이유는 택배보다는 직접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더 공을 들여서 천천히 채색하기 위함이다.


스케치의 선이 끊어져 있는 건, 손가락으로 그리다 보니 일정하게 그어지지가 않아서 끊어 그렸기 때문이다.


스케치만으로도 충분히 화보 같고, 멋있어서 마음에 드는 그림이다. 배우님이 그림 같긴 했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난 뒤에 사진 인화를 위해 어플로 주문을 했다. 그러고 남는 시간에 액자와 택배봉투, 편지지를 사고, 미리 주문해둔 키링과 한 달 전에 미리 만들어둔 책갈피를 꺼내 준비해뒀다.

제작이 3일 걸린다더니, 배송이 늦어지면 올해 안에 보내는 게 힘들어질까봐 불안함에 떨어야 했다. 다행히도 사진이 늦지 않게 도착한 덕분에 어제 오후 시간이 되어서야 받을 수 있었다.

나는 그날 바로 보내야 되는 것과 써야 될 것들을 모두 꺼냈고, 액자부터 비닐 포장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액자를 분리하면 사진을 집어넣고, 다시 조립하고, 포장지에 넣는 걸 세 번 반복했다.

다 쓴 편지는 편지 봉투에 넣어서 스티커를 붙여주는 걸로 마무리 했고, 각각의 에어캡에 액자부터 편지, 키링, 책갈피를 차례대로 넣었다.


같은 색의 에어캡이다 보니 헷갈릴까봐 우체국에 가서 접착면을 붙이기만 했다.


우체국이 닫는 시간까지 30분이 남은 때에 도착한 나는 뛰어간 탓에 땀이 얼굴을 적셨다. 도착하고 나서도 송장을 두 개 하고도 하나를 더 쓰게 된 나는 눈물이 아닌 땀을 뚝뚝 흘려야 했다.


각각의 소속사 주소를 적고, 받을 사람의 이름을 적은 나는 헷갈리지 않게 봉투 사이에다 쓴 종이를 끼워넣었다.


다 따로 보내는 거라고 말을 하긴 했지만, 나중에 송장을 봉투에 붙일 때 또 헷갈리실까봐 그게 제일 걱정됐는데, 안에 든 내용물의 양이 달라서 그 차이로 구분이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택배가 주인을 잘 찾아가길 바랄 뿐이다. 제발...!


택배가 세 개인 이유는 준영 배우님에게 보내는 그림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그림자를 수정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나질 않아서 결국 수정도 하지 못한 채로 보내야 했다.


그리고 오늘 택배가 모두 소속사에 잘 도착했다는 알림이 떴다. 내용물도 잘 갔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그렇게 오늘까지 올해 연말의 덕질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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