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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시 Apr 16. 2021

서툴러서 미안합니다

서툰 관계의 이름, 가족

모진 말을 하고 하루 종일 마음을 졸이다

결국에는 사과를 하게 되어도

그것이 나만의  감정이어서

상대는 그와 나의 관계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심지어는 그 문제에 전혀 관심조차 없는 듯

이야기 하면


이러한 상황은

정녕 내가 예민해서 생긴 문제인것인가

아니면 그저 관계에 무관심한 그의 탓인것인가

단순히 그저 남자와 여자의 성질 차이인것인가

이도저도 아니면

정말 아무 문제도 아닌것인가


관계에는 유통기한이 있는 거라고

동일선상에서 나란히 출발하여 동일한 속도로 나아가야하는게 관계라는 것임을

내가 스스로 인정을 하고서도

지금 내가 보이는 누군가에 대한 미련의 이유는

그가 나의 가족이라는 조금은 더 특수한 관계이기 때문인 건가


그러나 사람과 사람이라는 근본적인 형질은 같은데

굳이 가족은 왜 더 특수한 관계로 생각하게 되는 건가

나와는 조금은 더 깊고 유사한 정서적 유대감을 가진 존재가

나를 온전히 받아주기를 바라는 이기심 때문인가


끝도 없이 생겨나는 물음표들에 대한

마침표를 어떻게 찍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이만큼을 살아내고도 아직도 몰라서 어려운 일들이

수두룩하기만 하다.




답을 모르는 것이 아니고 답이 없는 것이다. 답이 없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답이다. 그러니까 그냥 그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답인데 결국 그것을 하지 못해서 하기 싫어서 이러고 있는 것이다. 


인간에 대해 가지는 희망, 그가 나의 가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기회 같은 것들이 반사적으로 발동하여서 알면서도 미련이 되고 집착이 되어버린다. 


가족. 

어쩌면 세상 가장 어려운 관계를 앞에 두고 이제는 인정도 해보고, 받아들여도 보고, 포기도 해 보아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락을 해 보아야겠다. 관계에 서툴다고 해도 그는 나의 가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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