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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시 Mar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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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격의 경계지점

스물아홉과 서른의 경계지점.

조금씩 여유로워지고 너그러워지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진다. 

시간이 가고 나이가 많아진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불편함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어느새 이렇게 각자의 자리를 결정하고 자신의 삶을 열렬히 살아가게 된 걸까. 

우리들을 보면서 조금 더 분발해야겠다는 또 다른 자신감과 열의를 얻게 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너무나 힘든 시간이라고 말을 했고 누군가는 서른이 되면 살 수 없을 거라고도 말을 했지만

오히려 나는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 서른이기를 기대하며 기다린다.


멋진 서른을 위해 더 열렬한 스물아홉을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정확히 10년 후.


서른아홉과 마흔의 경계 지점.

여유로워지던 우리들은 사라지고 열렬하던 스물아홉의 나도 벌써 사라졌다.

나이라는 숫자의 앞자리가 바뀌는 일이 부담스럽고 불편해졌다.

많은 것이 변했고 그래서 10년 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져있다.


시간이 지나면 흐려졌던 것들이 다시 선명해지고

시간이 흐르면 여기저기 흩어졌던 것들이 다시 뭉쳐지고

시간이 가면 너와 나 사이의 관계는 어떤 모습으로든 변한다.


그렇게 끝도 없이 변했고, 또 변할 거라는 걸 알아버렸다.




나이를 먹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어도

나에게는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시기와 상황에 부합하는 변화의 순간은 원하지 않아도 찾아올 텐데

그 순간이 여전히도 나에게 기회일지 확신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변화가 언제까지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변화가 항상 기회이긴 한 걸까?


100% 경험에 의지하는 삶을 살아가는 내가 전혀 새로운 종류의 낯섦을 만나게 되면 그때의 나는 

새로운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서른과 마흔이 다르듯 스물아홉과 서른아홉은 다르다.

모험보다는 평안을 향해가고 싶은데 지금 당장의 상황으로 보면

다시 모험이 될 것 같아서 그 변화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페이지터너가 되어야 하는 순간을 나는 지금 맞이하였다.

이 페이지를 넘기기 위해서 어떤 마음이어야 할지는 

지금 이 순간 나만이 찾을 수 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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