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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시 Jan 01. 2024

이젠 안녕, 나의 아저씨-

인생이 드라마일 수는 없는 게 확실해!

드라마처럼 좀, 살아보지.


고인이 되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죽은 이후에도 자신의 이야기로 세상이 시끄러운 걸 그가 원하지는 않을 거 같아서.


그런데 도저히 속이 풀리지 않는다.

분명 안타까운 건 맞는데  그런 선택을 하고 만 그가 원망스러워서 속이 너무 시끄럽다.  


내가 좋아하는 많은 유명인들이 스스로 삶을 내려놓은 순간들을 많이 접했지만, 그래서 슬펐지만 이렇게까지 속이 울렁이는 건 또 처음이네.


이 정도로 내가 그를 좋아했던가??


생각해 보면 그것도 아닌데-

그저 내가 인생드라마라고 생각하는, 너무나 좋아하는 드라마의 주인공이었을 뿐인데.


그 드라마를 다시 보면서 그의 선택을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그는 왜 자신의 드라마처럼 살지 못했을까?'라는 생각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드라마로 인해 위로와 위안을 받았는데 정작 자신은 그 어떤 위로와 위안도 받지를 못한 것일까?


역시나 인생이 드라마일 수는 없가 보다.




현실이 지옥이어서,

외력과 내력의 싸움에서 내력이 져 버려서,

자신보다 가족들이 더 많은 상처를 받아서,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의 선택을 납득해 보기 위해서 드라마를 다시 보고, 대사를 다시 읊조린다. 그럼에도 안타깝고 분하고 그렇다.


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망가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겠다던 그의 다짐이 여적 들려와서 시끄러운 나의 속이 그가 사라진 이후에도 사그라들지 않는다.


과하게 감정적인 한동안을 또 보내게 될 것 같아서, 그래서 두렵기도 하지만 그 시간 동안은 진정으로 고인이 된 그를 혼자서 조용하게 추모해보려고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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