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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시 May 20. 2024

본다 VS 안본다, 비엔나

몸이 이상반응을 보인다


산책을 하듯 동네를 걸어 기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 열심히 걷는다. 비엔나의 일요일 오전은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했다. 


다만, 공원 혹은 정원에는 주말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몰려나와 따뜻한 햇살 아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보고만 있어도 여유로움과 평안함이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오늘도 Wien Mitte 기차역에서 출발한다. 


Stadpark(시립공원) 벤치에 앉아서 주말의 비엔나를 즐겨본다. 새소리를 들으며 공원의 푸르름을 만끽하고, 주말의 여유를 한껏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비엔나는 공원 그리고 정원이 많아서 걷다가 쉬기에도 아주 좋은 도시였다. 도시의 골목 사이사이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들이 있었고, 그곳은 관광객들의 아주 좋은 쉼의 공간이 되고 있었다.


시립공원을 나와 그저 비엔나의 골목을 걷는다. 포르투갈에 비하면 상당히 와이드 하고, 깔끔하고, 깨끗한 도시이다.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사이에 섞여있는 역사적인 건물들이 이색적이라기보다는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그저 걷다가 앙커우어 인형시계를 만났다. 몇몇의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기에 나도 덩달아 사진을 찍어 본다. 매시 정각마다 인형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비엔나에서는 유명하다고 한다. 아쉽게도 내가 발견을 했을 때는 정시는 아니어서 인형들이 움직이는 것은 보지 못했다.



근처 강변의 마리아 성당으로 간다. 비엔나의 성당들은 옛날의 영광들 덕분인지 작은 성당들도 상당히 화려하다. 강변의 마리아 성당도 작은 성당임에도 내부는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포르투갈의 성당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예배당에 잠시 앉아 숨을 고른다.



부르크극장을 찾아 전날 갔던 곳으로 다시 간다. 가이드북 설명에 의하면 1741년에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연회장으로 사용하던 곳을 현재는 극장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피해를 입어 복구한 것이 현재의 모습이며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극장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공연이 이루어지는 극장으로 가이드 투어로 내부를 관람할 수 있지만 나는 내부는 보지 않기로 했다. 



호프부르크 왕궁을 보러 간다. 헬덴 광장의 한쪽을 멋진 모습으로 차지하고 있는 신왕궁은 현재 열람실(독서실) 및 파피루스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신왕궁 뒤편 왕궁정원에 있는 모차르트 동상을 보기 위해 그곳으로 간다. 6살 때부터 오스트리아 왕궁에 불려 다닌 모차르트였으니 오스트리아에서는 대단한 음악가가 아닐 수 없다. 일요일의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왕궁정원에 많았다. 자유분방하다. 



왕궁의 보물들을 보기 위해서는 구왕궁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황제의 아파트, Sisi 박물관, 실버컬렉션, 스페인 승마학교, 왕궁예배당, 왕궁 보물관 등 볼거리들은 많지만 각각 입장료를 받고 있다. 나는 왕궁 보물관을 보기 위해 16유로를 지불한다. 그저 보이는 데로 느껴지는 데로 관람한다. 그러다 보니 돌아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오래전 첫 유럽장기여행 때는 박물관 하나, 미술관 하나가 아쉬워서 열심히 보았는데 지금은 박물관의 경우 나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어느 나라를 가나 박물관은 각 나라의 역사적 보물들을 보관 및 전시하고 있는데 전시품들의 종류들은 거의가 동일하다. 왕궁에서 쓰던 집기류들, 황제와 왕비가 착용하던 의상들, 장신구들 등등이 대부분이라서 본 것 또 보는 기분이다. 호프부르크 왕궁의 보물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호프부르크 왕궁의 정문을 통해 나가면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이 등장한다.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의 양쪽에는 빈 자연사 박물관과 빈 미술사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일요일임에도 운영을 하고 있는 듯했지만 나는 굳이 입장을 하지는 않았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던 나는 카페 자허를 찾아갔다. 비엔나에서는 나름 유명한 카페들이 몇 있는데 그중 하나인 카페인데 내가 도착했을 때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보였다. 나도 입장을 위해 줄을 섰다가 카페 센트럴이 평이 더 좋길래 그쪽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오후 4시, 카페 센트럴에 도착을 했더니 여긴 카페 자허보다 줄이 더 길다. 대략 30분을 기다려 자리를 배정받았다. 피아노가 연주되고 있고, 내부의 자리들은 사람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커피와 우유를 마실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나는 음료를 주문하고, 샌드위치와 홈메이드 디저트를 주문했다. 커피로 유명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아쉬움이 크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 시간 동안 카페에 앉아 그곳의 분위기를 즐긴다. 서버들은 너무 바빴고, 그럼에도 친절했으며, 카페의 외부에는 여전히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오늘의 나의 일정은 여기까지였다.




몸에 이상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양쪽 팔에만 붉은 반점이 몇개가 돋았는데 간지럽지도 않고 일정하게 돋은게 아닌거 봐서는 베드버그는 아닌것 같다. 아무래도 먹은 것 중에서 나의 몸에 맞지 않는게 있는 듯 한데 그게 뭔지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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