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이지. 중간에 깨지 않고 푹 잤다. 매일 가볍게 일어나던 몸이 긴 밤에 매여 느껴지는 묵직함이 낯설다.
꿈을 꿨다. 등 뒤에서 드리우는 그림자의 각도까지 선명한 꿈을. 현실처럼 생생해서, 너무 실감 나는 덕분에 꿈이구나 깨달았다. 꿈은 잠든 시간에 비례하지 않지만 짧은 꿈이 오래간만에 길었던 밤을 모두 녹였다. 여백을 들여다보며 채우지 못한 질투를 떠올렸다. 잠에서 깨고 밤에서 깼다. 꿈에선 아직 깨지 못했는데.
너저분한 마음이 빛바랜 야광별처럼 붙었다. 지독한 밤이면 눈을 뜬다. 모질던 불면은 꿈꾸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었나 보다. 또 편두통을 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