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을 헤매며
삼가 아룁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애매한 이해 때문에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마주하면,
심장이 빈자리에 한숨이 듭니다.
정말이지, 특별한 사명 위에 두 발을 딛길 바랐습니다.
허공에 뜬 발이 부끄럽습니다.
몇 번이나 나를 살려왔던 포기에
무슨 미련이 남았을까 싶습니다.
불현듯 날이 맑아 좋았습니다.
그래서 억울합니다.
빛을 때론, 슬프게 받아들입니다.
타인의 입술을 넘나드는 말은 두렵습니다.
나의 치부는 돌출되어 있습니다.
서둘러 스스로를 욕보이며 감춥니다.
나를 지켜내는 법입니다.
날카로운 말이 드나들어 무심코 베인 입술을 훑습니다.
몽오리 진 흉터에 나를 욕하는 일도 이젠 지쳤습니다.
나를 지킬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새로운 방법을 여쭙고자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왼쪽 아랫 가슴이 서늘합니다.
의식적으로 피해왔던
다.로 끝나는 문장은 딱딱합니다.
이 단단한 거리감이 나를 겨우 숨 쉬게 합니다.
비로소 안정됩니다.
우리에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밤잠은 꾸준히 저축했습니다.
아껴먹기 위해, 이불에 쌓아둔 꿈을 오늘 씹으려 합니다.
질겅이는 몸을 눕히고 선잠에 취합니다.
오늘 잠은 헤펐으면 합니다.
모쪼록 긴 밤, 안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