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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불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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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덤윤 Aug 30. 2018

불면시

궁금하다


궁금하다 1, 2


밤은 솔직해야지 하는 믿음

밤엔 솔직해야지

달에게 내민 하루 치 거짓말

속여넘긴 달의 뒷면

그 얼룩이 궁금해


물렁한 볼을 치대며

굽은 오른쪽 어깨를 베고

우울함을 가득 다리 사이에 끼면

눈 뜨지 못하고

벗어둔 껍데기의 자리

저기에 있다


감은만큼 멀어지는 꿈

뜬 눈으로 지새우는 당신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수긍 없는 호기심은

내 것이 아닌


눈을 감으면

눈두덩의 뒷면이 보여

한심한 얼룩이 스며

덜마른 유채화의 끝자리

배어나온 기름이 퍼진다

하루는 건조하다


안주하는 흉물의 자리

옴팡진 침대 위만이

오직 나로 인정할 수 있고

느즈막히 청하는 잠은

흘리고 다닌 머리카락의 빈 자리를

더듬는 것, 헤아리는 것

그만큼의 유대


눅진한 손톱은 불면이야

오지 않은 내일을 미리 뜯는다

갈라진 목소리는 낡아서

먼지 쓴 아침이 궁금하지 않아

옅어지는 주림은 서글퍼진다

다시 안녕을 속여야지

너를 말하며


아마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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