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하는 주문

by 노을의 시간

나는 임용시험을 한 번 떨어졌다. 사실 임용시험에 관심이 없었다. 나는 대학교 4년을 다니면서도 한 번도 선생님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재수하고 원서를 넣을 즈음에 엄마와 언니는 강력하게 교대를 밀어붙였다. 집을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걸까 나는 그렇게 내가 사는 지역 교대에 원서를 넣게 된다.


그리고 들어간 교대는 내가 꿈꾸던 대학과는 너무 다른 곳이었다. 매 달 같은 과 안에서 짝지를 새로 뽑아 반드시 그 짝지와 앉아야 했고(기가 찬다), 이미 학교에서 짜인 시간표대로 수업을 들었으며, 바느질을 빨리 완성해서 내는 순서대로 학점이 매겨지고, 대학교 4학년과 회장에게는 수고비를 그 당시 돈으로 20만 원씩 개별적으로 주었다. 명목은 임용시험 치는데 지장이 되는 역할을 맡아준다고.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숨 막히게 했다.


나는 점점 학교에 애착을 두지 않게 되었고, 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대학의 취지와도 멀어지게 된 것 같다.


그러다 2011년, 임용시험은 되지 않았고, 대학은 졸업했다. 드디어 교대에서 해방되었고, 나는 자유였다. 하지만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며 내 꿈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선생님이 하는 것들이었다. 4년 동안 무수한 교생실습으로 나도 모르게 갈고닦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외국인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한 대안학교에 자원봉사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다양한 한국학생, 형편이 어려운 외국학생들을 만나며 그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된다.


2011년 8월 자원봉사는 끝이 나고, 임용시험까지는 3개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 그때 내 마음을 잡아주었던 책은 '시크릿'. 남들이 들으면 웃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책이다.


시크릿에서는 긍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인 미래를 만든다고 한다. 나는 꼭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주문을 집에서 독서실 가는 길에, 독서실에서 집에 오는 길에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 해 시험에 합격한다.


세월이 흘러 그때의 간절함을 가지고 살지 않게 되었다. 합격을 반드시 해야 하는 시험 따위는 이제 없었다. 그리고 시크릿 책은 그냥 책장 안에 묻히게 된다.


다시, 2019년. 나는 절실해진다.


내 마음이 절실하다.


나는 시크릿책을 다시 펼쳐 한 글자 한 글자를 간절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간다.


시크릿책은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감사하라고. 나는 그 주문을 되새기며 마음이 힘들 때 '감사하다 감사합니다'를 마음속에서 되풀이했다. 특히 올레길을 걸으면서 '이 모든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내 마음이 평온해진 상황을 상상하며 감사해했다.' 사실 감사가 어떤 부분의 감사인지는 모른 채.(이 상황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란 걸까? 의문을 한 번씩 가지며)


시크릿의 주문 때문인지 정말 나는 그때의 아픔을 이제 완쾌했고(나의 고마운 가족과 친구들과 B덕분에), 그때보다 더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결국 시크릿이 말한 대로 그때의 그 모든 상황이 감사한 것이 맞았다.


이 현재가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끊임없이 올레길을 걸으며 마음속으로 외친 주문의 마법 때문이라 생각한다.


" 다시 한번 지금 이행복에 감사합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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