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10cm 크기의 인간이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으신가요? 현실에서는 없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여러분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지요. 이번에 볼 작품 <마루 밑 아리에티>에서는 '공생, 함께 사는 것'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함께 들어볼까요?
여기 교외의 한 작은 마을에 보기 드문 대저택이 있습니다. 심장병이 있는 소년 '쇼우'는 할머니 '사다코' 씨의 집에 요양을 왔습니다. 그런데 이 저택에는 증조할아버지부터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습니다. 바로 집 안에 10cm짜리 '소인'이 산다는 것이지요. 여러분처럼 상상의 세계에 대한 믿음이 가득한 쇼우는 소인을 만나고 싶은 소망을 품습니다.
간절한 소원은 이루어진다고 하지요? 쇼우의 바램도 현실이 되었습니다. 14살이 되어 독립심을 키우려는 '아리에티'가 마루 밑 작은 집에서 나온 것이지요. 영화 포스터에서 나오듯이, 아리에티는 빨간 집게로 머리카락을 질끈 묶고 빨간 원피스를 입고 다니는 소인입니다. 그녀는 손바닥 위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당찬 소녀입니다.
아리에티는 어머니 '호밀리'와 아버지 '포드'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소인들은 독특한 단어를 사용합니다. 바로 "빌려쓴다"는 말입니다. 소인들은 크기만 작을 뿐 신체 구조나 먹는 음식이 보통 사람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리에티의 가족도 쇼우의 집안으로부터 필요한 재화, 다시 말해 소비재를 빌려와야 합니다.
영화에서 소재로 나오는 것은 각설탕, 비스킷, 허브차, 그리고 휴지 등입니다. 각설탕 하나를 가져오면 소인의 한 달치 식량이 됩니다. 또 우리가 주식으로 쌀을 먹듯이 아리에티네 가족은 작은 갈색 비스킷을 쪼개어 가루로 만든 후 섭취합니다. 허브차 한 방울은 소인에게 한 잔과 같습니다. 한 방울만 있으면 애프터눈 티 타임이 완성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많은 요소를 빌려 쓰는 소인들은 그 자체로 공생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인간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소인들은 무언가를 빌려 갈 때마다 항상 감사 인사를 잊지 않습니다. 아리에티가 14살이 되어 아버지와 함께 처음 '빌려 쓰기' 모험을 나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잠든 밤, 아리에티와 포드는 각설탕 한 조각과 휴지 조금을 가져오러 부엌으로 향합니다. 이때 아리에티는 어둠 속을 향해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비록 사람들이 그녀의 말을 듣지는 못했지만 재화를 나눠 쓸 때 그에 대한 마음을 남기는 것이지요.
그런데 빌려 쓰기 모험은 쉽지 않습니다. 방해 요소가 많기 때문인데요. 우선 소인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인간의 눈에 띄는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크기가 몇백 배는 커다란 인간은 소인에게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리에티와 포드는 하루 씨와 쇼우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쇼우에게 존재를 들키고 말지요.
이때부터 아리에티의 가족은 큰 근심에 휩싸입니다. 쇼우 집 마룻바닥 아래에 계속 머물 것인가, 아니면 이사를 떠날 것인가. 마음 같아서는 집에 계속 있고 싶지만 쇼우가 그들의 존재를 알게 된 이상 이사는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이번 애니메이션은 끝까지 상생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쇼우는 아리에티의 가족을 해하지 않고 오히려 아리에티를 지켜주려 합니다. 그리고 하루 씨도 예전부터 소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지요. 대대로 쇼우의 집안은 소인을 보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쇼우의 방에 있는 커다란 인형의 집, 기억나시나요? 알고 보니 이 인형의 집은 쇼우의 증조할아버지께서 소인을 위해 만들어둔 곳이었습니다.
이처럼 소인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덕분에 아리에티네 가족은 터전을 떠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것에는 아리에티의 열린 마음도 한몫했습니다.
평소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노래해온 스튜디오 지브리. 이번 작품도 그런 의미가 있기에 지금도 회자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