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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r 22. 2021

[왓챠 신작]귀여운 로코 <리틀맨해튼>

서툰 풋사랑의 기억

<리틀 맨해튼>은 10대 초반 아이들의 풋사랑을 다뤘다는 점에서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물은 많지만 어린아이들의 귀여운 첫사랑을 다룬 영화는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리틀 맨해튼>은 희소성이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가브리엘' 또는 '게이브'는 10살이다. 이제 막 10대의 문턱에 들어선 셈이다. 그는 평소 행복하게 지냈다. 그는 맨해튼 센트럴 파크 근처에 살기 때문에 아버지와 공차기도 자주 했고 친구들과 농구도 했으며 아이스크림도 종종 먹었다. 이처럼 모자랄 것 없던 삶이 갑자기 모자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왜일까? 그 이유는 게이브의 첫사랑 '로즈마리 텔레스코'의 등장 때문이다.


네이버 영화


로즈마리는 게이브와 어렸을 때부터 알던 사이다. 동네가 같기 때문에 소꿉친구로서 자라난 셈이다. 그런데 여느 단짝과는 다른 것이, 로즈마리와 게이브는 매해 같은 사진 속에 있을 뿐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 따라서 게이브 혼자 로즈마리에게 호감을 가져왔던 셈이다. 더군다나 그녀는 1살 연상, 11살이다. 이렇게 접점이 없던 차에 게이브와 로즈마리는 우연히 같은 가라테 수업을 듣게 되고 짝으로 배정받으면서 둘 사이는 급격히 가까워진다.


간단한 줄거리에서 드러나듯이 영화에 큰 스토리가 있지는 않다. 다만 작품에서는 로즈마리와 게이브의 풋사랑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는지,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했다가 또 변화하는지를 솔직하게 그려낸다. 영화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더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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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영화는 <보이후드>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는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작품인데 주인공 아이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리틀 맨해튼>도 마찬가지이다. 게이브의 눈높이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영화는 내레이션 방식을 취한다. 즉 게이브가 처음부터 끝까지 내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서툰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의 풋풋한 느낌이 강화된다. 어린 10살짜리 꼬맹이가 첫사랑에 설레고 울고 내레이션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 관객들도 그 아이의 눈높이에서 스토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들이 어떻게 10대 아이의 감정을 이토록 순수하고 10살스럽게 잘 그려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영화는 공간적 배경과 소재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 우선 맨해튼의 방방곡곡이 배경으로 나오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 절로 시원해진다. 특히 게이브가 킥보드를 타고 맨해튼 블록들을 씽씽 누비는데, 이 모습을 보면 관객들도 게이브를 따라 맨해튼을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 

또한 가라테라는 소재도 독특하다. 로즈마리와 게이브는 가라테 수업을 통해 맺어지고, 특히 로즈마리가 가라테를 훨씬 잘하기 때문에 게이브에게 개인 강습도 해 준다. 이런 과정에서 호감을 느끼는 두 아이들의 모습은 풋풋하다 못해 귀엽다. 게이브는 로즈마리의 발차기에 넘어지지만 해맑게 웃는데, 영화 내내 게이브의 순수함이 화면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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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화에서 게이브의 풋사랑은 서툴지만 감동적이다. 게이브는 로즈마리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초조해하고, 그녀도 같은 마음일지 궁금해한다. 사랑을 해봤다면 겪어봤을 과정들이 게이브를 통해 자연스럽게 펼쳐져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특히 게이브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자신의 감정을 내레이션 화해서 전달하기 때문에 그의 심리 상태가 관객들에게 직접 전해진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어렸을 적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게이브의 마음 상태에 빠르게 공감할 수 있다.


영화 결말은 완벽히 해피엔딩이라 하긴 어렵지만, '내추럴 엔딩'임은 틀림없다. 10살, 11살 때 사랑이 평생 가긴 어렵다. 하지만 그 당시의 첫사랑은 아름다운 기억이자 추억으로 남는다. 게이브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도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를 로즈마리와 누비면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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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작품에는 명장면이 많다. 게이브가 로즈마리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막 우는 장면, 로즈마리에게 뛰어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은 아직도 영화 SNS 등에서 많이 회자된다. 어린 나이에도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려는 게이브는 어른들에게도 많은 깨달음을 준다. 이런 게이브가 1시간 30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에게 주는 힐링 파워도 크다. 어렸을 적 좋아했던 친구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거나 사랑스러운 영화를 보고 싶다면 <리틀 맨해튼>은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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