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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Jun 25. 2021

법률로코1-<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

완벽주의와 헐렁이 이혼 소송 변호사, 톰과 제리처럼 사랑에 빠지다!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은 '줄리안 무어'와 '피어스 브로스넌'의 로맨틱 코미디로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은 '오드리 우즈'와 '대니얼 래퍼티'로서, 둘 다 뉴욕 최고의 이혼 소송 변호사들이지만 상반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먼저 오드리는 정형화된 인물로서 원리원칙을 중시한다. 그녀는 완벽주의자로서 소송 전에 철저히 사전 조사를 하여 법 조항을 근거로 재판을 진행한다. 반대로 대니얼은 설정상 오드리와 반대의 인물이다. 그는 매우 즉흥적이고 항상 옷도 자유로운 스타일로 입는다. 그리고 그의 변호 스타일도 오드리와 반대다. 그는 법정에서도 연기하듯 상황극을 펼치고, 맨해튼 법 세미나에서도 엉성한 옷차림을 한 채 머핀을 먹다가 발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함정은 대니얼의 실력이 매우 좋다는 점이다. 그는 한 번도 소송에서 진 적이 없고, 꼼꼼하지 않은 듯 보이나 법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여 소송을 승리로 이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다른 의미에서 사기 캐릭터로 나오는데, 오드리는 명문대 수석 졸업에 성과 좋은 변호사이고, 대니얼은 바쁜 시간 중에도 틈틈이 책을 쓰고 방송 활동도 해서 서로가 서로를 놀라게 한다.


앞서 말한 세미나에서도 반전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대니얼이 오드리를 패널로 초대했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오드리는 자신의 실력으로 세미나에 초대된 줄 알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세미나에서 두 사람은 이혼에 대해 반대되는 견해를 펼친다. 먼저 오드리는 이혼도 감정싸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긍정적 입장에서 조망하고, 대니얼은 부정적으로 말한다. 이는 두 사람이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이상적 입장과 현실주의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차이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영화에서는 두 사람이 상반된 스타일로 소송을 이기려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두 사람이 톰과 제리처럼 물고 뜯고, 한 방 먹이고 받는 것이 스토리의 하이라이트인 셈이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의뢰인들이 등장하는데, 두 사람은 각자의 승부욕에 따라 변호를 펼친다.


그런데 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의 특성상 법률을 소재로 활용하되 결론적으로는 사랑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작품에서는 사랑에 대한 아이러니가 등장한다. 먼저 오드리는 사랑을 두려워하고, 이혼을 다루기 때문에 결혼에 가망이 없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녀는 워커홀릭이다. 특히 대니얼은 오드리의 이상형과 완전히 반대이다. 그러나 오드리도 대니얼이 허물 없이 다가오는 턱에 점차 흔들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아이러니는 다음과 같다. 먼저 대니얼은 이혼을 부정적으로 보지만, 결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다. 이와 달리 오드리는 이혼도 자신의 변호에 따라 잘 마무리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결혼은 결국 이혼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업무적인 입장과 사랑에 대한 개인적 입장이 다른 점으로 인해 대니얼과 오드리는 더욱 가까워질 수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도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것은 바로 극중 의뢰인인 '세레나'와 '손'의 이혼이다. 고생하면서 사랑에 빠지듯 대니얼과 오드리도 함께 의뢰인들의 사유지인 클리헤 성에 가면서 차도 없이 고생하다 서로의 마음에 스며들게 된다. 극중에서 먼저 오드리를 좋아한 것이 바로 대니얼이다.


결정적으로 두 사람이 성을 보러 갔다가 술에 취해 아일랜드에서 혼인신고를 올리면서 관계가 크게 전환된다. 결국 대니얼은 오드리의 집에서 살고 대외적인 부부가 된 셈이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점점 대내적으로도 부부가 된다. 로코의 전형적인 특징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인연을 만나는 법이다. 대니얼과 오드리도 같은 사건의 반대 입장을 변호하지만 함께 집에서 사건을 준비하고, 실수로 결혼했지만 서로에게 반지를 끼워주면서 정이 든다.


이때 두 사람은 특이한 관계를 형성한다. 낮에는 법정에서 싸우고, 밤에는 같이 저녁을 먹고. 점차 법정에서 변호사의 싸움은 줄어들고 의뢰인들의 싸움이 늘어나면서 대니얼과 오드리는 어깨를 마주하고 매일 어떤 저녁을 먹을지 고민한다.


그러나 관계의 전환점이 있으면 위기 또한 있는 법이다. 작품에서는 대니얼이 오드리의 집에서 그녀의 의뢰인이 바람을 피운다는 증거를 찾아 법정에서 유리하게 활용한 것이 관계의 또 다른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결국 이혼의 상황을 맞이한다. 이때부터 오드리가 걱정했던 것처럼 되는 것인지, 이혼 소송 변호사인 두 사람이 극중에서 이혼을 맞이할지에 관객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할 방법 또한 있다. 이때 대니얼이 오드리에게 하는 말이 크게 작용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땐 상대방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줄 만큼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대니얼이 드디어 마음 고백을 한 셈인데, 이전에 그가 오드리에게 고백했더라면 어땠을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대니얼은 오드리처럼 경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상의 결혼을 유지한 것이 아니라 진짜 오드리를 좋아해서 결혼했다는 반전 또한 드러난다.


이처럼 대니얼의 늦었지만 자연스러운 사랑 고백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다시 회복된다. 특히 그들의 의뢰인이었던 세레나와 손이 사소한 계기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통해 대니얼과 오드리의 관계도 개선된다. 여기서 또 영화는 한 가지의 반전을 더 넣는다.


*스포 있습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의 결혼을 주관한 신부님이 일반인이었던 것. 그래서 결론은 어떨까? 관객 분들의 예상대로 로맨틱 코미디는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오드리와 대니얼은 사랑에 대한 관점 차이를 뒤로하고 결혼을 한다. 다만 둘의 고백은 일반적 청혼 멘트와 다르다. 두 사람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식의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두 사람은 결혼한 후에도 서로 또 싸울 것을 알고 있지만, 그 과정도 거쳐 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러한 의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영화에서도 대니얼의 대사를 통해 낭만적인 사랑보다는 극복하려는 의지에 대해 꾸준히 말한 점을 고려해 보면 결론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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