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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y 07. 2021

아름다운 사람,<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는 많은 관객들에게 잘 알려진 로맨틱 코미디이다. 잭 블랙 배우와 기네스 팰트로 배우가 참여한 영화이고, 선입견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의 주요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할(잭 블랙 분)'이 '로즈마리(기네스 팰트로 분)'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로즈마리가 다소 체구가 큰 캐릭터이고 할은 평소 외모 지향적인 인물로 묘사되기 때문에, 할이 그간 가진 선입견을 깨고 있는 그대로의 로즈마리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 핵심이다.


위와 같은 설정을 위해 극중에는 판타지적 요소가 등장한다. 바로 할이 만나는 심리상담사 '토니'인데, 할은 엘리베리터에서 우연히 토니와 만난 후 사람들의 내면대로 그들을 보게 된다. 영화에서 할의 친구 '모리쇼'는 할이 '콩깍지'를 갖게 됐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할에게 콩깍지가 아닌 내면을 보는 힘이 생긴 것이다. 예를 들어 마음씨가 아름다운 사람은 굉장히 아름답게 보이고, 미모가 출중할지라도 마음씨가 나쁘면 좋지 않게 보이는 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로즈마리는 할에게 엄청난 미녀로 보이게 된다. 그녀는 사회 봉사를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등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할은 로즈마리를 보며 '진심으로 그녀가 예쁘다'고 말하며 그녀를 칭찬한다. 다만 여기서 함정은 할이 보는 로즈마리의 모습과 실제 그녀의 모습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그처럼 외모 지향적인 친구 모리쇼는 할을 비난하고, 그간 사람들로부터 상처가 되는 말을 들어왔던 로즈마리와 그녀의 아버지도 할의 말을 곧게 듣지 않는다.


그럼에도 계속 할이 진심을 보이자 로즈마리와 아버지는 감동을 받고 할과 미래를 약속하게 된다. 다만 여기서 또 한 번 토니의 마법이 등장한다. 할이 가진 '내면을 보는 힘'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여기서 로즈마리와 할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관객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렇게 영화 중후반부에 할의 힘이 사라지자, 그간 할이 아름답다고 봐 왔던 사람들의 실제 모습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그가 로즈마리를 만나기 전에 택시에서 우연히 만난 밝은 대학생 '카트리나,' 로즈마리, 클럽에서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로즈마리가 일하는 병원의 다친 아이들 말이다. 처음엔 할도 그들의 모습에 놀라지만, 영화에서 핵심은 이때 할이 이미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이다. 예전의 할이었다면 로즈마리와 그간 만났던 사람들을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내면의 힘을 한 번 겪은 할은 더이상 사람들의 겉모습에 편견을 가진 인물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로즈마리가 정말 아름다운 사람임을 알고 그녀를 사랑하며,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달려간다. 그리고 그는 카트리나나 외상을 겪은 아이들도 편견 없이 따뜻하게 대한다.


이처럼 영화는 다양한 선입견에 대해 말한다. 체구, 외모, 성격 등에 대해 말이다. 겉모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면이 중요하다는 심플하면서도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다만 선입견에 대해 말하기 위해 인물의 대비를 과하게 설정했다는 비평도 받았다. 오히려 그러한 묘사 또한 새로운 선입견을 만들 수 있다는 비평이었다.


한 작품에 대해서는 늘 여러 의견이 존재하는 법이다. 다만 작품에서 로즈마리와 변화한 할 모두 아름다운 사람으로 묘사된다. 이처럼 작품은 '미美'에 대해 새롭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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