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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y 07. 2021

<첫 키스만 50번째>

매일 기억을 되돌려줄 만큼 사랑하기 때문에

<첫 키스만 50번째>는 감동적인 스토리로 사람들에게 오래 남은 로맨틱 코미디이다. 코미디 영화의 대가인 '애덤 샌들러'와 로코의 대가인 '드류 배리모어' 배우가 두 번째로 함께 찍은 로코여서 화제를 모았다.


극중 '루시(드류 배리모어 분)'와 '헨리(애덤 샌들러 분)'는 천생연분이다. 두 사람은 같은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나고, 같은 취향을 공유한다. 둘의 인연이 운명적임을 보여주는 상징으로서 '생선냄새'가 있다. 헨리는 바다코끼리 수의사인데 그의 손에서는 늘 생선 냄새가 풍긴다. 루시도 어부 집안 출신이기 때문에 생선냄새를 좋아한다. 이것을 통해 영화에서 두 사람을 운명적 상대로 설정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영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루시에게는 단기 기억 상실이라는 반전이 있다. 그래서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는 매일 같은 하루를 연출한다. 그들은 루시가 교통사고를 당한 날의 신문을 수백 부 복사해 매일 놓아두고, 그때가 아버지 생신이었던 터라 함께 먹는 파인애플을 준비하며, 루시가 벽화를 그린 것도 매일 밤마다 다시 흰 벽으로 칠해 다음 날에도 루시가 같은 하루를 살 수 있게 돕는다. 이처럼 그들이 하는 노력은 매우 큰 것이고, 사랑의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루시가 누군가와 사랑할 수 없는 이유는, 루시에겐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 속 루시의 대사로 등장한다. 그녀는 매일 같은 하루를 살기 때문에 다음 날 헨리를 만나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매일 원점으로 회귀하는 관계를 쌓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또 다른 사랑의 힘이 등장한다. 위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후 헨리가 보이는 노력이 그것이다. 그는 매일 다른 방식으로 루시에게 다가간다. 헨리는 그녀가 레스토랑에서 와플 집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심지어 거리에 차가 펑크 났다고 하며 정비소를 기다리는 척 서 있기도 한다. 이는 힘든 과정이고 루시가 그를 기억하지 못해 상처를 받음에도,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상황극을 펼치는 헨리의 마음이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헨리도 점점 지치게 되고 그는 새로운 결심을 한다.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것이다. 여기서 루시와 헨리의 관계도 변화를 맞이한다. 특히 작품의 소재로 활용되는 것이 헨리의 '비디오'이다. 헨리는 루시를 위해 매일 비디오를 만든다. 여기서 그의 노력의 크기가 매우 큼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루시를 향한 마음의 크기이기도 할 것이다. 사고부터 헨리와의 데이트까지 헨리는 자주 비디오를 업데이트해 매일 아침 루시의 창가에 놓아둔다.


루시는 이 비디오를 보고 매번 울고 새로 깨닫지만, 헨리는 이러한 자각 자체에 의미를 둔다. 그래서 제목이 <첫 키스만 50번째>이다. 두 사람은 매일 사랑에 빠지는 사이가 되고, 루시에게는 늘 첫 키스인 셈이다.


영화의 결말도 비디오로 마무리된다. 주변 사람들은 루시가 사랑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헨리는 그 선입견을 깨고 루시와의 사랑을 이룬다. 그가 루시와의 사랑을 불가능하다 생각하지 않고 다가갔기 때문에 관객들의 선입견 또한 줄어들었을 것이다. 결국 루시는 엄마가 되고, 아이도 낳고, 무엇보다 미래를 가진다. 영화의 결말 부분이 감동을 주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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