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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y 07. 2021

테니스 로맨스, <윔블던>

같은 필드에서 함께 슬럼프를 이겨내는 두 선수의 이야기

<윔블던>은 테니스를 소재로 펼쳐지는 독특한 로코이다. 주인공 '피터 콜트'와 '리지 브래드버리'가 만나 테니스를 공통분모로 삼으며, 서로와 함께 슬럼프를 이겨내는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피터 콜트' 사랑의 힘으로 윔블던의 우승을 향해 달려간다. 그는 이전의 경기에서 자주 패배하고 31살이었기 때문에 은퇴하려 했는데, 윔블던 준결승까지 진출하게  것이다. 이것은 그가 리지를 만났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람은 우연히 만났다. 프론트의 실수로 피터가 리지의 호텔방 키를 받아서 그녀 방으로 우연히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의 만남은 이전부터 이어져왔다는 설정도 등장한다. 왜냐하면 리지는 당시 모르는 척했지만 이전에 피터의 경기를 보고 이미 그에게 일년 넘게 호기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이어지고 여러 데이트 장면이 등장한다. 석양에서 함께 러닝하는 두 테니스 선수, 혜성을 보면서 밤에 운동하고, 마임으로 테니스경기를 하는 척하며 마인드트레이닝을 돕는 장면들이 나온다. 하지만 두 사람은 리지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헤어지게 되는데, <로미오와 줄리엣> 오마주가 나온다. 바로 피터가 리지 방으로 덩굴을 타고 들어가서 리지의 응원을 받고, 다음날 경기에서 결승에 진출한 것이다.


하지만 리지에게 피터와의 사랑은 좋은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녀는 집중력을 잃고  윔블던에서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인다. 피터가 찾아온  이후로 그녀는 서브도 발놀림도 엉망인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하나의 상징이 등장한다. 같은  같은 시간 리지와 피터가 관중석 너머 바로  코트에서 경기를 하는 장면이다. 이때 피터는 우승하고 리지는 패배하는데, 이것은  사람에게 반대로 작용한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결국 리지와 피터는 다투게 되고 이때 리지가 하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테니스에서 러브는 0점일 뿐이야.


두 사람의 사랑이 리지에겐 좋지 않게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대사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점차 회복된다. 결정적인 계기는 피터가 결승전 전에 인터뷰에서 TV로 리지에게 공개 사과를 한 것이다. 이때 피터는


'리지, 당신을 사랑하는데 실망시켜서 미안하다. 리지 브래드버리가 없었다면 결승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이 부분을 단순히 사랑이라 묘사하긴 어렵다. 위 대사는 피터와 리지처럼 같은 일을 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슬럼프를 극복하고 놀라운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것, 그러한 상대에게 가지는 감사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리지와 피터는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리지의 장점은 용기가 많고 강단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않고 마음 먹은 대로 그대로 실천한다. 테니스 경기에서도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쫄지 않고, 아버지가 반대해도 피터와의 사랑을 이루려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편 프로 은퇴 전 윔블던 결승 진출이란 놀라운 성과를 이룬 피터는 여유와 연륜을 장점으로 가진다. 예를 들어 결승에서 피터는 강수를 만나 첫 서브를 놓치고 라켓 또한 놓친다. 그럼에도 그는 당황하지 않고 “이게 필요했거든”이라 말하며 라켓을 볼보이한테 다시 받는다.


스포 있습니다

이처럼 각자의 장점이 명확한  사람은 함께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한다. 피터가 결승전에서 2세트를  상황에서 비가 내려서 잠시 쉬는데, 이때 대기실에 리지가 찾아와 피터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이때  사람의 관계는 회복되고, 피터는 힘을 얻는다. 원래 포기를 하지 않는 피터지만 결승 상대인 '해먼드' 워낙 막강해 자신감을 잃었는데, 리지가 용기를 북돋아  것이다. 여기서 리지가 피터에게  존재이고, 피터가 '경기 포기'라는 스스로의 슬럼프에서 벗어나도록 도왔음을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사랑의 힘만은 아닐 것이다. 스포츠 선수들은 서로 전략을 논의하면서 함께 윈윈하지 않나.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리지가 피터에게 상대인 해먼드의 서브방식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그가 발머리를 들면 세게 몸 쪽으로 공을 날릴 신호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의 분석을 듣고 피터는 해먼드의 서브를 읽어 역공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피터의 역승이 이뤄진다. 영화에서 피터는 나이가 들어도, 은퇴 직전이어도 포기하지 않고 투혼한다면 어려운 목표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그의 승리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서브를 읽은 것 +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프로 생활 은퇴 남겨두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마지막 윔블던이었지만 모든 경기를 대충하지 않고 첫 출전 선수처럼 경기한 피터) + 흔들리지 않음(오랜 경기생활을 통해 중요한 경기에서도 상대의 득점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획득, 결정적 순간에 포인트 따냄) + 리지의 사랑(현장응원)


이와 달리 해먼드는 점점 평정을 잃고 흔들린다. 실력이나 서브 강도, 공 스피드는 피터보다 높지만, 선수로서의 베이스나 연륜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윔블던>에서는 운동에서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실력이 다가 아니라 내실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스포 있습니다. 영화로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작품을 봐 주세요! *

그래서 결론적으로 피터의 역승이 펼쳐진다. 영화 후반부에 15분 정도에 달하는 피터의 윔블던 결승전은 관객들도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된다. 관중들은 피터가 5세트도 못 가고 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피터가 5세트까지 가서 매치 포인트를 딸 서브를 따낸 후, 윔블던 우승까지 3포인트를 남겨두게 된다. 그리고 우승포인트를 하나 남겨두고 2포인트 따는데 심판의 부정확한 판정으로 볼 인이 아웃으로 판정되고 만다. 40 대 30이 된 상황에서 피터는 다시 포인트를 따야 하지만, 피터의 실수로 볼이 네트에 부딪혀 동점이 된다. 이쯤 되면 다들 결론을 예상하면서도 긴장이 되는데, 여기서 피터의 평정심이 드러난다. 그는 리지와 자신을 응원하는 관중을 보고 힘을 내 마지막 포인트를 혼신을 다해 따내고 윔블던을 우승한다!


이처럼 피터의 이야기는 실화를 기반으로 했고, 극중에서 세계랭킹 119위 와일드 카드로 진출했던 선수가 윔블던 챔피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어 관객들에게 로맨스, 코미디, 감동 모두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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