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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y 07. 2021

소꿉친구의 사랑, <리틀 이태리>

작은 마을에서 수줍게 피어난 첫사랑

<리틀 이태리> 영화의 배경은 캐나다의 '리틀 이태리'라는 지역이다. 이곳은 작은 동네로서 정겹고 따뜻한 공간으로 묘사된다. 한편으로는 마을이 작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극중에서 '루이지'라는 식당 주인이 한 말을 인용하자면,


내가 찾은 동네는 정신없기 짝이 없지만 사랑스러운 곳이야


리틀 이태리에서 주인공은 '리오'와 '니키'인데, 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소꿉친구였다. 리오 집안인 '빈스네'와 니키 집안인 '살네'가 함께 '피자 나폴리'라는 피자 가게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성장한 후 어떤 계기를 토대로 빈스네와 살네의 가게로 나뉘어 바로 옆에서 경쟁적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이처럼 갈라선 '피자 나폴리'는 관객들에게 안타까움을 준다. 칼로 물 베기와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두 집안의 싸움은 다소 유치하게 묘사된다. 서로 비난하는 말은 투정과 같고 그 뒤에는 아직 남은 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마디로 두 집안은 아직도 정을 느끼지만, 서로 화해할 용기가 없어 소심하게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징이 한 가지 있다. 과거 '피자 나폴리'에서 크러스트는 빈스네가, 소스는 살네가 만든다는 것은 결국 두 집안은 같이 갈 운명임을 보여준다.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난다고 크러스트나 소스 두 개 중에 하나만 없어도 피자는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결말은 두 가문이 언젠가 화합할 거라는 기대를 포함한다.


두 집안의 다툼에도 니키와 리오는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두 사람은 극중에서 숨겨왔던 평생의 사랑을 보여준다. 좋아하면 장난을 더 많이 치는 것처럼 리오와 니키는 어릴 때부터 서로 좋아했지만 모르는 척 라이벌인 척 행동했다. 축구 경기에서 매번 니키가 이기는데, 이는 때로 리오가 그녀를 위해 져 줬기 때문이다(이것은 리오 피셜이다).


그런데 둘 다 소심해서 사랑을 고백할 용기가 없어,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을 못 이룬다는 핑계를 찾는다. 예를 들면 니키가 셰프가 되러 런던에 가서, 두 집안이 싸워서 등등의 이유로 리오와 니키는 서로에게 감정을 말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관계는 한끝 차이이다. 몇 센티미터 차이로 한 걸음을 내딛으면 되는데 말이다. 하지만 둘의 고민은 이해가 간다. 서로를 정말 좋아해서 우정마저 깨질까봐 고백을 쉽사리 못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니키와 리오가 속했던 집안은 서로 싸웠지만, 여기에도 희망은 있다. 바로 니키의 할머니 '프랑카'와 리오의 할아버지 '카를로'의 사랑이다. 이외에도 어머니들의 여전한 우정, 여전히 서로 좋아하는 니키와 리오도 두 가문의 화합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특히 주인공인 니키와 리오는 계속 서로에게 다가갔다 멀어졌다를 반복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가장 좋은 조언자이자 동기 부여를 하는 발전적 관계이다. 특히 둘 다 요리 실력이 탁월하다. 상징적 장면으로서 두 사람이 함께 피자를 만드는 장면이 있다. 이때 니키는 리오에게 피자에 무화과를 넣으라는 아이디어를 준다. 그리고 니키는 그에게 아버지를 신경쓰지 말고 스스로의 피자를 만들라는 조언을 한다. 이런 점에서 니키와 리오는 요리 메뉴를 개발할 때에도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셈이다.


두 사람은 같이 하룻밤을 보내지만 다음날 니키는 리오를 잃을까봐 먼저 떠난다.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 관계 속에서 소심한 두 사람은 또 싸우고 만다. 특히 집안 싸움이 더해지며 니키와 리오가 리틀 이태리 피자 대회에서 경쟁하게 된다.

*스포 있습니다*

우승자는 리오지만, 이것은 집안의 전통 소스를 니키가 양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여기서 두 사람을 오래 이어왔던 '서로에게 져 준다'는 것도 둘의 사랑을 보여주는 상징임을 알 수 있다. 어렸을 땐 축구 경기에서 리오가, 커서는 피자 대회에서 니키가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져 준 것이다.


그래서 <러브액츄얼리> 오마주 장면이 펼쳐지며 리오가 공항으로 달려가 니키에게 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리오가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이제 함께 이기자'

 

결국 결말은 예상대로 해피엔딩이며 함께하면서 요리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리오와 니키의 모습이 펼쳐진다. 두 사람의 구체적인 결말은 더 많이 있으니 영화에서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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