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프랙티스>를 비롯해 유명한 미국 의학 드라마가 많지만 그중 <뉴 앰스테르담>이라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에는 <그레이 아나토미> 등 다른 작품이 더 유명하여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명한 미국 드라마 <블랙리스트>에서 주인공의 남편 톰 역할로 활약한 배우 '라이언 이골드'가 주연을 맡았고 탄탄한 스토리가 있는 작품이다. 라이언 이골드가 이번에는 혁신적인 의료 과장 맥스 굿윈 역할을 맡았다.
<뉴 앰스테르담>은 환자들의 사건 위주인 다른 의학 드라마와 다르게 병원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물론 환자들의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그보다는 다양한 과를 맡고 있는 의사들의 고충, 그리고 병원 운영을 위해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는 의료 과장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먼저 맥스 굿윈은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혁신적인 의료 과장이다. 의료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미국에서는 건강 보험 이슈가 예민한 주제이고 의료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이 효율적인 치료를 받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맥스가 속한 병원 '뉴 앰스테르담'은 공립 의료 병원으로서 사립 의료 병원과 달리 환자들에게 막대한 비용을 청구 할 수 없어 환자들의 보험비를 커버한다. 하지만 병원도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일정한 금액이 필요하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맥스의 성격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맥스는 새로운 의료 과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심장 외과 의사들을 모두 해고한다. 병원 수익 때문에 성과가 등한시되었던 심장 외과를 없앰으로써 그는 환자들의 효율적 치료를 우선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맥스는 오랜 세월 동안 익숙함이라는 틀에 갇혀 이미 사라진 직업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던 직원들을 재배치한다. 이런 변화에 처음에는 병원장부터 이사진. 그리고 기존의 의사들까지 맥스를 탐탁치 않게 여기지만 점차 그는 의사들에게 직업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로 자리잡는다. 인상적인 대사 중에서 맥스가 부임하고 나서 의사들이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의사가 되어서 기쁩니다,"라는 대사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기존의 자본과 시스템 속에서 환자들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기 어려웠던 뉴 암스테르담이 맥스로 인해서 긍정적인 변화를 겪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사이다.
힌편 드라마는 의학 드라마인 만큼 질병 치료에 대한 스토리도 전개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기존 의학 드라마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의학적인 케이스들이 다양한 사례로 등장하여 박진감 있고 흥미로운 전개를 펼친다.
특징적인 사례로서 수은중독 환자의 사례가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캐나다 여행을 하고 나서 발작 증세를 보였는데 처음에 응급실 의사인 로런 블룸과 신경과 의사인 카푸어는 그들이 수은에 중독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더 젊은 아들에게 마치 임상 시험을 하듯이 수은중독 치료제를 투입 하면서 그들의 질환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모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아들을 보면서 의사들은 최종적으로 그들의 질환이 오래된 아메바 감염 때문이었음을 밝혀낸다.
이처럼 뉴 암스테르담에서는 의학적 사건들이 주를 이루지만 맥스가 단순히 의학적인 치료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도움을 주는 이야기들도 많이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맥스는 기록적인 눈보라 속에서 구급차가 병원에 도달할 수 없자 찾아가는 병원 서비스를 개시한다. 또한 브루클린에서 의학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의학적 취약계층을 위한 지역 메디컬 센터를 설립한다. 기억나는 것은 바로 맥스가 출퇴근 셔틀을 만든 것이다. 일할 시간이 너무 많아 제대로 쉬기 어려웠던 직원들의 고충이 있었으나 정작 그들의 근무 시간을 줄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맥스는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셔틀을 마련한다는 역발상을 통해 근무 시간은 유지하면서도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 이것을 보면 맥스가 다각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현명한 의료 과장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이처럼 <뉴 암스테르담>은 기존 의학 드라마들과 달리 빠른 연출, 병원 운영 일화, 그리고 독특한 의료적 케이스까지 기존에 보지 못했던 메디컬 드라마이다. 현재 5개의 시즌으로 완결되었으니 웨이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