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의 달콤한 선택, <키싱 부스 2>를 중심으로
<키싱 부스>에 들어가겠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키싱 부스>의 키워드는 'Choice'이다.
관계는 선택의 연속이다.
이 달달한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는 선택이라는 나름 무거운 주제에 대해 의미 있게 말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처음에 티켓을 사서 키싱 부스에 들어가는 것도 그들이 고른 것이다. 10대 후반의 소년, 소녀들이 인생의 어떤 교훈을 배우는지 스위트 하면서 코믹하게 알고 싶다면, 여러분도 지금 <키싱 부스>에 입장하면 된다!
'키싱 부스'의 역할
1편과 2편에서 '키싱 부스(The Kissing Booth)'는 등장인물들의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노아'와 '엘'이 처음으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1편에서 키싱 부스는 인물들의 관계가 새로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동호회의 회장으로서 모금 행사에 키싱 부스를 세운 '엘 에번스'는 의도치 않게 키스 멤버가 된다. 눈가리개를 쓰고 첫 키스를 했는데 세상에! 그 주인공은 학교의 최고 인기남 '노아 플린'이었다. 더 큰 문제는 그가 엘의 단짝인 '리 플린'의 형이라는 것. 절친끼리 서로의 가족과 사귀지 않기로 약속한 엘은 키싱 부스에서의 첫 입맞춤을 계기로 노아와의 관계에서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된다. 기존에 아는 오빠, 동생 사이에서 몽글몽글한 설렘을 느끼는 사이로 변한 엘과 노아. 이들의 썸은 키싱 부스에서 처음 시작됐다.
Love & Friendship
<키싱 부스 1>의 주인공들이 선택에 대해 말했다면, <키싱 부스 2>는 구체적으로 주인공들이 어떤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사랑과 우정 사이
2편의 키워드이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2편에서는 엘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계와 에피소드가 생겨난다. 그들의 관계는 크게 3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먼저 주인공 엘 에번스와 노아 플린의 사이다.
엘 에번스 - 노아 플린이 보여주는 첫사랑의 어려움
노아가 하버드 대학교에 가면서 '롱디(long-distance,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게 된 엘과 노아. 안정적인 연애를 하면 좋겠지만, 로코 장르답게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한다. 노아와 같은 하버드에 다니는 '클로이. 극 중에서 슈퍼 모델이자 똑똑한 캐릭터로 나오는 클로이는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라이벌이 갖추는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 그녀의 등장으로 엘과 노아의 관계는 흔들리는데, 예측 가능한 스토리면서도 엘과 노아의 입장에서 각각 공감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먼저 엘은 노아가 바람을 피운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하고, 노아는 엘이 자신을 의심해서 속상해한다. 특히 엘과 노아, 클로이 사이에 커다란 사건이 하나 터지면서 커플의 관계는 시린 이처럼 달달 흔들린다. (feat. 클로이의 귀걸이) 서로 다른 입장 차이에 때론 식어가는 사랑이지만, <키싱 부스>의 메인 커플을 사랑한 관객들이라면 노아와 엘이 해피 엔딩이길 바랄 것이다. 엘과 노아의 사이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가장 큰 관전 포인트이다.
엘 에번스 - 마르코가 보여주는 친구와 애인 사이
하버드 대학교에만 엘의 라이벌이 있을까? 엘이 있는 고등학교에도 노아의 라이벌이 있다! 보통 로코물은 삼각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사랑의 훼방꾼을 한 사람만 설정하는데, <키싱 부스 2>에서는 라이벌이 무려 2명이다. 마르코도 클로이만큼이나 다재다능한 캐릭터라 관객들은 노심초사하며 리모컨을 부여잡고 영화를 보게 된다.
이 어마 무시한 사각관계에서 마르코는 '새로 전학 온 운동부 인기남'이다. 노아와 다른 매력을 가진 마르코는 운동 대회 주장에 기타리스트, DDR 1등 기록까지 가진 댄스 마니아다. 소위 말하는 사기 캐릭터인 셈이다. 이것만으로도 노아는 불안한데, 엘과 마르코가 같이 '댄스 댄스 마니아'라는 DDR 챌린지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좋아하는 듯 아닌 것 같은 아슬아슬한 썸에서 엘과 마르코는 어떤 결말을 맺을지, <키싱 부스 2>에서 가장 흥미로운 서브 관계이다. 또 엘은 마르코에 대해 사랑과 우정 사이의 갈등을 가장 크게 느낀다.
특히 클로이의 귀걸이 사건처럼 엘과 마르코 사이에서도 댄스 챌린지 중 큰 사건이 생기면서 노아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엘과 노아가 이런 여러 오해들을 극복하고 서로에게 달려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엘 에번스 - 리 플린 - 레이첼이 보여주는 새로운 관계성
3번째 축은 3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엘과 리는 같은 시간대에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소울 메이트이다. 태어날 때부터 절친이었던 두 사람은 '규칙(Rules)'을 20가지 넘게 만들며 절친으로서의 도리를 다했다. 그런데 10대가 되니 둘 다 사랑에 눈을 떴고, 엘은 노아와, 리는 레이첼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절친(besties)과 모든 시간을 함께하기로 결심한 두 사람이지만, 레이첼은 데이트 시간에도 리가 엘과 함께해서 짜증을 낸다.
<키싱 부스 2>에서 핼러윈 코스튬 파티 사건은 레이첼의 소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커플룩처럼 맞춰 입은 리와 엘과 달리 혼자 다른 분장을 하고 온 레이첼의 모습은 그녀가 두 사람 사이에서 의도치 않게 느끼는 외로움을 보여주는 장치이다. (이 핼러윈 사건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니 꼭 영화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리는 절친과의 우정과 새로 생긴 연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한다.
세 사람의 이야기에서 레이첼이 엘과 리 사이에 끼어들 수는 없다.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 사람에게는 새로운 관계를 쌓는 것이 꼭 필요하다. 관계의 재편, 선택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세 사람이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갈등을 줄여나가는 과정은 매 순간 변화하는 인간관계에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때론 어려운 선택이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키싱 부스 2>에서 인물별 갈등 포인트
인물별로 보자면, 엘은 크게 두 가지 갈등을 겪는다.
리와의 우정 VS 레이첼과 리의 사랑 , 마르코와의 썸 VS 노아와의 사랑 이 그것이다.
리는 한 가지 갈등을 겪는다.
엘과의 우정 VS 레이첼과의 사랑이다.
<키싱 부스 1>에서 노아와 엘이 처음 서로에게 반했을 때 리는 절친과의 우정을 위해 두 사람 사이에 적극 반대한다. 그래서 엘은 리를 놓치지 않으면서 노아에게 달려가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 이 관계가 뒤바뀌어 2편에서는 리가 어려운 선택을 마주한다. 레이첼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절친인 엘에 대한 의리도 지키는 것. 1편과 2편을 아직 보지 않았다면 각 편에서 엘과 리의 선택이, 1편을 봤다면 2편에서 리의 선택이 작품을 보는 큰 이유가 된다.
2편에서도 대활약하는 '키싱 부스'
1편에서 키싱 부스는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장소가 되었다. 그렇다면 2편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까? 후속편인만큼 키싱 부스는 더 풍성한 기능을 한다. 인물들의 사이가 흔들릴 때 잡아주는 역할, 또는 '화해'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와 레이첼이 키싱 부스에서 화해하고 서로를 선택할지, 절친과의 우정은 어떻게 유지할지가 궁금해진다.
더불어 마르코와 노아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엘처럼 결심이 필요한 캐릭터에게 키싱 부스는 확신과 선택의 기회를 준다. 특히 엘에게 키싱 부스는 큰 의미를 가진다. 처음으로 그녀가 노아에게 심쿵한 장소이기도 하고, 1편과 2편에서 키싱 부스를 여는 사람 모두 엘이기 때문이다. 키싱 부스의 주인인 만큼 엘에게 부스가 어떤 도움을 줄지,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진진함이 가득하다.
인생에 대한 이야기
이처럼 <키싱 부스> 컬렉션이 하이틴 로맨스만 다룬 영화인 것 같지만, 사실 작품은 인생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엘과 노아, 리가 복잡해지는 관계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할 때 어른들이 조력자처럼 적절한 충고를 해준다. 먼저 엘의 아버지는 딸에게 인생을 설계할 때 사랑이 중심이 되는 것이 옳은지 묻는다. '정말 노아를 따라서 네 인생 전체를 재설계할 거야?'라고 묻는 아버지의 말씀은 작품을 보는 이들, 특히 인생 계획을 시작하고 있는 청소년과 청춘들에게 울림을 준다.
또 엘이 리와의 우정도, 노아와의 사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혼자 울고 있을 때 플린 형제의 어머니가 손을 내민다. '세 사람 중 누구도 서로의 말을 듣지 않더라.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어머니의 말씀은 갈등의 해결에서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키싱 부스 2> 시리즈의 심벌
DDR 챌린지
<키싱 부스 2>에서 'DDR 챌린지'는 일종의 상징이다. DDR 장면은 2편 러닝타임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메인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실제로 엘 역할을 맡은 '조이 킹' 분과 마르코 역할을 맡은 '테일러 자카르 페레즈' 분은 DDR 안무 영상을 소화하기 위해 고강도의 댄스 연습을 거쳤다.
이 댄스 챌린지는 마르코와 엘의 서로 다른 퍼스널리티를 보여주는 데에도 쓰인다. 먼저 엘은 추진력이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키싱 부스 행사도 그렇고, 운동부 주장으로서도 활약하며 팀원들의 용기를 북돋는다. 무엇보다 그녀가 대학교에 갈 학비를 벌기 위해 댄스 챌린지에 나가기로 결심하고 밤낮으로 연습하는 모습에서 결단력도 갖추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와 달리 마르코는 행복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그가 영화에서 엘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힘을 빼고 음악을 즐겨.' 늘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힌 엘에게 마르코의 조언과 그의 느긋함은 마음을 다잡는 힘이 된다. (마르코가 느긋하면서도 엄청난 퍼포먼스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함정이다.)
1편의 시작과 2편의 시작
흔히 작품의 처음과 끝이 비슷한 것을 '수미상관 구조'라고 말한다. <키싱 부스> 시리즈는 수미상관은 아니지만, 1편과 2편의 시작 부분이 매우 비슷하다. 모두 엘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1편에서는 엘과 리의 우정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두 사람이 언제부터 절친이었는지, 그들이 만든 '규칙'은 무엇인지 등. 2편에서는 엘이 노아와 함께 보낸 여름방학 이야기를 소개한다. 달달한 사랑 이야기도 나오고 그들의 '롱디'가 시작되면서 갈등이 드러나는 10대의 '사랑과 우정 사이'가 시작된다.
이렇게 두 작품의 시작 부분이 연출 방식 면에서 비슷하다는 점은 <키싱 부스>의 애청자들에게 반가움을 주는 요소이다.
다시, <키싱 부스>
1편과 2편 모두 전 세계 관객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모은 <키싱 부스> 시리즈는 3편이 나올 예정이다. 1편의 '선택'에서부터 2편의 '사랑과 우정 사이의 선택'까지 이어진 스토리가 3편에서는 어떻게 확장되어 관객들을 만날지 궁금해진다.
<키싱 부스> 시리즈를 아직 관람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지금 넷플릭스에서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