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상일지

원펀치 !!

원펀맨 1기

by 사막물고기



한 번씩 만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디즈니나 픽사의 극장형 애니메이션도 즐겨보지만 많이 길지 않은 중단편 길이 정도의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말이다.


시작은 가볍게 영상으로 접하면서 자기 기준의 재미를 잣대로

더 볼 필요가 있는 애니들과 그렇지 않은 애니들로 과감히 보기를 중단할 수 있다.


한번 시작한 드라마나 영화는 중간에 버려두기가 시원치 않은데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종류와 장르로 세분화가 되어 있어자기 취향의 장르만 파는 것도 벅찬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다 만 '사카모토입니다만'을 과도기로 거치고 원펀맨 1기를 재미있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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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입니다만을 보다만 이유는 개인 취향 문제겠지만

무얼 해도 각이 살고 망가지는 일이 없는 최고의 쿨남 사카모토의 도통 현실감각 없는 병신미와

찬양하거나 음해하는 주변 인물들이 2회 만에 금방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의외로 만화나, 동화책 같이 전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매체들에서 교훈적 내용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애니를 즐기는 기준 중 작은 일부분은 한번 더 떠올릴만한 대사나 이야기 전개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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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로 히어로를 하고 있는 사람 '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사이타마는 적들을 원펀치로 허무하게 끝내버리는 것이 고민(?)인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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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사람들은 재미 삼아 영웅 캐릭터들의 전투력 비교 등을 하면서 갑론을박하기를 좋아하는데, 그 논쟁에 사이타마를 껴두어도 꽤 높은 순위에 랭크되지 않을까 싶은 강한 캐릭터인 것은 틀림이 없다.


문제는 이 강한 캐릭터를 서술하는 이야기의 전개인데, 영웅이 되기 위해 대단히 비장하고 폼나게 그려지는 다른 히어로물과 다르게 사이타마는 영웅이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 뒤 '민둥머리'가 되고 말았다는 멋짐과 거리가 먼 짠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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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타마 또한 명예욕이나 멋져 보이는 것엔 관심이 없으나, 가진 에너지와 역량의 크기가 다른 캐릭터들과 비견하여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에 특유의 빈정거림과 나른한 대응 방식들은 사이타마니까 주절거릴 수 있는 여유로 비추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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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생고생을 하면서 죽을 둥 말동 목숨을 걸어 지켜내는 것이 히어로물의 근엄함이자 숙명이었다면

원펀맨은 사이타마 한방이면 해결되는데 뭐 하면서 동동거리지 않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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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고 믿음직스러운 강직함이 사이타마라면 그보다 약한 히어로들이 제 등급의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찾아 열심히인 모습으로 고난에 처한 사람을 돕는 감동을 이끌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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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유쾌함 또한 잃지 않는다.


웃긴 장면들이 꽤 많았는데, 몇몇 장면들은 따로 담아두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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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타마의 제자를 자처하는 사이보그 제노스는 어떻게 하면 스승님처럼 될 수 있는지 물었었다.


사이타마는 팔 굽혀 펴기 100회, 윗몸일으키기 100회, 스쿼트 100회, 달리기 10km를 매일 반복한다 라고 답했고, 사이타마의 능력을 알고 있는 제노스는 그것만으로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심해족, 우주족, 로봇 가릴 거 없이 주먹 한방으로 해치워 내는 힘의 크기에 비례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은 맞지만.한편으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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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을 반복하는 꾸준함과 끈기의 보상이 힘으로 돌아온다면 사이타마의 말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고난 능력보다 노력의 결과로 자신을 정의하는 사람.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무직의 사이타마가 머리가 벗어질 정도로 체력 훈련을 하면서 ' 취미로 히어로를 하는 사람 '이라는 자신의 소개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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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감이 없던 그가, 느닷없이 찾아온 제자 제노스와 함께 히어로협회에 등록을 하고, 자신은 손쉽게 죽여버리는 적에게 쓰러진 히어로들을 생각해서,

' 앞에서 힘을 다 빼준 덕에 주먹 한방이면 되었네 이게 바로 내운이다 ' 하면서 악역을 자처하는 이가 이 진국의 히어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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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완성형인 듯 보였지만 1기 마지막 ' 취미와 프로로 히어로를 하는 사람 '으로 바뀌어 있는 인사말에서 앞으로 세상 속에 원숙히 속해질 사이타마의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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