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밀린것
한달 더 빠르게 시작한 나의 2017년 다이어리는 애석하게도 전과 다를 바 없이
1. 업무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
2. 업무적으로 잊어버리면 안될 것들
등을 몇가지씩 기록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
하루에 짧은 몇줄이라도 감사해야 할 일과, 고마운 사람들, 반성의 기록을 하고자 고른 다이어리인데
금요일 퇴근과 함께 같이 닫혀 버리고 주말엔 펼쳐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살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내려간 스위치처럼 사고회로도 꺼두는 사람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토,일의 비어있는 칸을 발견한 월요일이 되면
그래도 채워는 넣고 싶어, 이틀의 공백기 시간을 다시 떠올린다.
그리고 특별하게 기록해두고 싶은 '일'혹은'사건'들이 없었고, 유달리 생각나게 했던 상념또한 없었음을 깨닫는다.
끙끙거리며 힘들이면서 하루하루를 접어 밀쳐두면 주말의 헤이함을 거치면서 꼬깃꼬깃 열심히 접어둔 잔주름들이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풀려버리는 것 같다.
월요일은 그래서 끝없이 반복되는 시작점이고,
익숙하고, 질려버릴 것 같은 아득함으로 현기증이 난다.
이 울렁거림이 지독히 싫었다.
지금은 이런식으로라도 아프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 같아 무섭다.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 그나마 돈은 벌고 있어요 외엔 내 가치를 설명할 다른 부연수식어가 없었다.
마음씨 좋은 '아는인연'들은 그래도 내 좋은 점을 찾아 주려 하겠지만 그 뻔한 위로는 쓰고도 달다.
회사를 다니지 않는 시간도 내가 살아잇는 시간으로써 쓰임을 구석구석 찾아내기 전까진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다는 믿음은 반쪽짜리 뿐일거란 생각이 든다.
정말로 열심히 정성껏 혼자서 잘 지내고 싶다.
더 없이 평화로울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