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저번주와 이번 주

궁금할이없는근황

by 사막물고기





저번주 주말은 엄마가 하지 정맥류 수술을 받았다.


금요일 밤부터 병원 간이침대에 쪼그려 자고 다음날 오전 퇴원수속을 밟아 함께 엄마 집에 오고 나니 비워져 있던 엄마 집에 일거리들이 쏠쏠히 보였다.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머리카락, 동글이 배변판, 등등을 닦고 쓸고 그리고 한잠 뻗어 자고 나니 엄마 지인분이 밤을 한봉다리 갖다 놓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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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힘들다고 하지 마라 하는데, 의외로 밤 까기 부업을 좋아하는 편이다.


TV 켜 놓고 간간이 흘겨 보며 한쪽 무릎을 세워 품에 앉아 잘 근 잘 근 까내리는 밤 까기 작업은

별 잡생각들이 떠오르지 않아 있을 때마다 종종하게 된다.


밤을 깔 때 쯤이면 밤은 추워지는 계절이었고, 이맘때면 늘 마음이 허하다라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겨울을 준비하는 다람쥐가 된 심정으로 한톨 한톨 먹기 좋게 봉지에 쟁여 놓는

소일거리에 어쩐지 위안을 받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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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주 한주 내 내는 감기에 시름 시름 앓았다.


수요일은 거짓말하나 보탬 없이 아팠고, 결근을 했다.


엄마 병간호하느라 아팠던 것 같다고 엄마는 미안해하는데 비단 그런 것도 아닐 것이 3주째 쌀쌀한 아침 7시에 출근하고 쨍쨍 쬐는 4시에 퇴근하면 일교차에 누구라도 멀쩡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춥다가 덥다가 몸이 널을 뛰었다.


꾸준히 지켜오던 하루 사이클도 흐름을 잃었고, 퇴근하면 지쳐 자다가, 한밤쯤 다시 깨어 컴퓨터를 하고

다시 새벽녘쯤에 잠이 깨어 기상시간까지 애매하게 누워 있었다.


자는 것도 아니고, 꿈꾸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떠있는 희미한 기분으로.


표정이 밝지 않다는 말을 다시 오랜만에 들었다.


왜 나는 울적한 상태여야 윗사람에게 존재감이 드러나는지 모르겠다.


보틀과 우엉차, 펜넬티 세트를 샀다.


하루 천천히 이 물병에 차를 3번 우려 먹고 나면 퇴근시간이 다가온다.


끝을 향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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