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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물고기 May 02. 2017

[책] 미움받을 용기 2

용기는 길러질 수 있을까?

미움받을 용기 2              저자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출판 인플루엔셜발매 2016.05.02.




아, 잊을만 아니 한동안 잊고 난 뒤 다시 만난 아들러였다.

미움 받을 용기 1편의 믿음과 깨우침을 얻고 떠난 청년은 돌아온 탕아가 된 듯, 
' 현장에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라, 탁상공론 같은 뻔한 소리는 집어치워라 '라고 따지듯 호기롭게 돌아와 맹렬히 독자를 대변해 따져준다.



1편의 책을 덮었을 적엔 사람은 과거의 상처, 살아온 생에 지배받지 않고 언제든 다시 사는 오늘의 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듯 말하는 철학자의 말에, 전하는 아들러의 가르침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충격과 혼란은 까짓것, 마른 모래를 털어내듯 툭하니 아들러의 시선으로 살아보자는 용기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2편을 읽고 난 지금은 심화된 실천 편 속성 강의를 읽은 기분이었지만 자신은 더 없어졌다.

왜? 

1편의 마지막 장에서 2편의 첫 장으로 이어지기까지의 내 삶은 2편 속 내용인 진정한 자립의 의미에 기거해보면 퇴보하는 인간의 노선을 밟는 중이라는 느낌이 떠나지 않아서다.

나 자신에 집중된 관심을 공동체로 돌리는 노력은 감히 엄두도 나지 않을 만큼 사람이 궁금하지 않았고, 나와 네가 아닌 우리가 쌓아올리는 사랑의 시작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나만 해주는 사랑에 패배감을 느끼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아들러의 이론은, 핵심은, 요지는, 철학도 심리학도 아닌 종교 쪽에 가깝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부처님, 하느님, 예수님의 교리는 그네들의 자식들을 사랑하고 품어주는 것에 있을듯하고 사람을 믿고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 스스로의 건강한 행복을 지키는 것이라는 아들러도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단순하기란 어려운 일이고 시련이라 했다.

왜 바뀌지 않는 건지 자문하는 것엔 지쳤다.

그저 지금의 시련을 이겨나가고 있는 나 자신을 토닥거려 주고 싶다.

어느 정도 방향성을 알 것 같다.

사람들의 유대감을 지속하고 끈을 발전시키고 무엇보다 조건 없이 사람을 사랑해주고 믿어줄 수 있어야 함도 알고 있다.

구구절절 맞는 소리다.
빼도 박도 못하게 근엄하고 옳은지라 이번 편은 숨이 막혔다.

청년은 철학자의 서재를 빠져나왔지만 어쩐지 난 그 서재 속에 길을 잃고 우뚝 멈춰 선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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