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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물고기 Jul 18. 2017

[책] 안녕, 매튜





외할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2학년 가을쯤 차 사고를 당해 1년 반 정도를 누워계시다 돌아가셨다.

사고 소식을 듣던 날 혼비백산한 엄마의 모습과,
누워 계실 때 내내 곁을 지켜드리진 못했지만 가끔씩 다녀올 적에 힘들어했던 모습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 울던 모습이 생각난다.


사랑하는 가족이 인지상태가 없는 채로 오래 병원에 누워있을 때 가족이라는 끈이 더 아프게 조여오기도 하고 누워있는 가족과 서있는 가족 각자의 슬픔이 하나로 합쳐지지 않을 때가 있기도 한단 걸 어렴풋이 알고 있다.

식물인간이 된 남동생을 그녀의 부모님과 함께 돌보며 수천 번 희망을 꿈꾸고, 작은 몸의 신호에 환호하고 그러다 동생 매튜의 편안한 죽음의 권리를 인정하고 법에 호소하기까지 어떤 마음이었을지, 이었는지 기록을 읽으며 코끝이 시큰거렸다.

매튜가 떠난 뒤 그녀의 삶을 추스르는 과정이 너무 생생하게 와 닿았다.

늘 웬수같다고만 생각한 남동생이 있는데, 그 애가 떠나면 나 역시도 아주 많이 슬프고 힘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와 나도 추억과 삶을 공유한 니까.

그게 얼마나 소중한 재산인지 감사해야 할 일인지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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