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감상일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막물고기 Sep 17. 2017

[뮤지컬] 레베카

드디어! 고대하고 기대하던 레베카를 보았다.


막심 드 윈터역 : 송창의
댄버스 부인역 : 신영숙
아이(나)역 : 김금나
잭 파벨역 : 최민철
반 호퍼 부인역: 정영주
베아트리체역 : 이정화



엄마의 뮤지컬 관람기 역사는 레베카를 보기 전과 보고 난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칭찬을 아낌없이 하셨고 그래봤자 나는 보지 못한 상태였으니 부러움의 콧방귀만 흥흥 뀌어댈 뿐이었다.

자주 흥얼거려 익히게 된 음악과 방송에서 옥주현이 부르는 모습으로 넘버 한 두곡 정도만 귀에 익숙한 상태였고 초입에서 중반부까지 도달한 줄거리 정도만 파악하여 관람에 임하게 되었다.

역시 결말은 모르는 상태로 극에서 딱 마주칠 때 스릴 넘쳤다.

레베카 줄거리가 뒤로 갈수록 광분에 치닫는 캐릭터가 있어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맨덜리 저택의 안주인은 오직 레베카만이 되어야 한다는 댄버스 부인의 집착과 막심의 새 연인이자 맨덜리 저택의 안주인으로 자리잡으려는 아이의 성장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원작이 있는 뮤지컬이기 때문에 줄거리의 허술함은 생각하지 않았지만 170분을 꽉 채운 대서사극 같은 긴 호흡은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담이지만..
일년전 샤롯데씨어터에서 했던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무대연출을 보고 얼마나 실망 했었는지 잠시 떠올랐다.

제작비는 배우 캐스팅비로 다 몰빵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같은 VIP 티켓인데 레베카의 무대는 눈을 쬐깐하게 뜰 틈이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장면에 맞는 연출이 세심하게 조정되었다.

무대 의상도 주,조연 가림없이 옛 영국의 이국적 복식을 갖추고 있어 고풍스러웠다.

꿈속의 맨덜리 음악에 맞춰 왈츠와 비슷한 춤을 추는 배우들,
아이가 그리는 그림이 뒷배경을 투과시키며 실크 스크린 전체를 덮는 무대,


2막 첫 부분 레베카 노래에 댄버스 부인과 아이가 대립하며 부르는 노래에 180도 회전하며 다가오는 발코니,
불타는 맨덜리 저택에 터지는 불꽃과 바닥의 화염,
저택 입구에 쏟아지는 빗물,
반짝이는 샹들리에, 등등..
꼼꼼하고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었다.

댄버스 부인(신영숙)이 노래할 때마다 소름이 쫙쫙 끼쳤다.

낮고 굵은 저음의 힘있는 성량이 음산한 댄버스 부인 그 자체였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레베카 기억의 그늘에서 이성을 잃고 마는 이중적인 막심(송창의)은 잘생긴 비주얼과 능글거리는 성대로 무대 앞으로 가까이 올때마다 설레게했다.


가녀리지만 강단있는 아이(김금나)도 인상깊었다.


무대,의상,배우,노래 모든 균형과 합이 잘 짜여져 있는 수작이라는 평에 적극 동의를 표하고 싶다.

모처럼 아니 처음으로 극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심장이 두근거리고 흥에 들떠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려놓기,비우기,사람으로 채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