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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물고기 Nov 10. 2017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생중계 관람

네이버 생중계로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를 보았다.

공연장에서 직접 보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저질 체력과 외출의 의지를 가진 내가 방구석에서 공연실황을 보는 건 선물같은 기회란 생각이 든다.

http://blog.naver.com/nv_ac/221130405832


입양아 조쉬가 한국에 돌아와 자신의 뿌리찾기란 이름으로 친엄마를 찾는다는 설정에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실화를 바탕에 두었다고 하는데, 한 때 우리나라는 고아 수출국 1위라는 불명예 국가였고 많은 한국인들이 타국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했었기에 이 극은 조쉬 한 명의 목소리가 아닌 여럿 목소리와 삶의 이야기를 담아 보여주고 있었다.

조쉬를 입양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마음이 표현된 넘버에선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끔찍히 사랑하며 뼈를 깎는 고통으로 아이를 낳았는데 자신의 곁에선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확신이 들 때 부모로서 얼마나 무너졌겠는가.

그래서 조금 더 잘 먹고, 잘 커갈 수 있는 집으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는 부모의 사정에 버림받았다는 자신의 상실감만을 앞세워 원망할 수 있을까 ? 
여타 세속적인 드라마와 다르게 조쉬는 그러지 않았고, 
좋은 양부모님 밑에서 반듯하게 자란 사람들이 생부, 생모를 찾아 어쩌자는 걸까 라고 생각했던 나의 물음에도 답을 주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다른 사람은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입양아인 조쉬 그 자신은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내 어머니가 누구인지 물음을 구할 수 밖에 없다는 말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아픔의 영역을 하나 더 배운 느낌이었다.

그들은 생부, 생모를 찾아 뭘 어쩌자고 과거를 들 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탐구, 본질을 향해 스스로 여행할 뿐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피가 섞이지 않은 이웃 달리아와 동료들과 제2의 가족처럼 유대관계를 맺는 모습도 훈훈했다.

귀에 잘 들리는 넘버와 웃음거리에 치중된 가벼운 연출이 아니라서 좋았다.

네이버 생중계의 약간의 아쉬움은 노래할 때 음량과 대사할 때의 음량이 차이가 많이 나서 여러 번 음량조절을 하며 시청해야 한다는 점 ? 뭐, 어찌됐건, 서두에서도 말했다시피 극 전체를 볼 수 있는 것 자체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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