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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물고기 Nov 08. 2017

[책] 그들



장장 700여페이지가 넘는 책이었다.
분권이 아닌 한 권의 책으로 많은 쪽수가 담긴 책을 읽는 건 오랜만인지, 거의 처음인것인지 잘 모르겠다.



무거운 책을 가방 한 켠에 담아 출퇴근 하는 길은 오츠의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의 무게 만큼 가볍지 않은 무거움으로 어깨에 들러 붙어 있었다.

2주에 걸쳐 꽤 긴 시간을 읽었다.

그리고 읽는 동안 침울했었다.

엄마 로레타, 아들 줄스 딸 모린과 베티에게서 나의 가족과 비슷한 음울과 불행이 겹쳐 느껴지기도 했다.

1950-60년대를 사는 미국 소시민의 근 현대사가 반영된 개인적 삶의 영역이지만 
고부의 갈등, 가족간의 폭력, 재혼 가정, 자식들을 방치하는 부모 등등의 좋지 않은 문제들은 현재에도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개인사이자 사회문제이자 비극이었다.

어린 치기심으로 타인의 생을 바라보며 자신의 인생과 비교할 때는 나의 가정이 제일 불온하며 그 불온의 온기가 나에게로만 치중되어 있는 것 같아 삶이 역하다.

속속들이 이해할 수야 없겠지만 머리와 몸이 자라는 동안 다른 사람과 그 가족의 생도 크고 작은 문제들로 둘러 쌓여 있다는 이야기가 여럿 쌓이다 보면 어떤 숙명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피로 나눈 가족들과 삶을 부대끼며 산다는 것, 살고 있는 나라가 어떤 역사의 과도기를 건너가고 있는지, 가족의 삶에서 개인의 삶으로 독립하는 과정의 고단함과 책임감 등등
이런 문제들이 고결하고 아름다울 리 없다는 숙명 같은 것 말이다.

디트로이트의 하층민으로 사는 웬들 가족 중 어느 하나 안타깝지 않은 인물이 없었다.

줄스나 모린이 그 부모를 떠나 홀로 살았으면 조금 더 능동적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들 남매는 그 나름대로 로레타의 울타리 안에서 자란 결핍 많은 사람들이었다.

같은 어머니, 아버지를 둔 자식들만이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가정의 분위기가 있어,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내 동생이 많이 생각났다.

작가 : 조이스 캐롤 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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