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꼬부기야

by 사막물고기

랜선 집사로서 아끼고 애정 하던 고양이 꼬부기가 하늘에 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26일 마지막 날을 보내고 두 집사님들과 하루를 보낸 뒤 화장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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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한참 재미를 붙이게 해 준 것도, 무섭기만 하던 고양이에게 먼저 다가갈 용기를 심어준 것도 이 착하고 천사같이 유한 고양이 꼬부기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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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기와 함께 살게 된 둘째 쵸비도 만만치 않게 귀여웠다.

나근나근한 목소리의 아빠 집사와 손재주 좋은 엄마 집사, 집사들의 성격을 반씩 닮은 듯한 예쁜 고양이 두 마리의 해외 생활을 지켜보면서 동경과 사랑하는 생명을 아끼고 보살피는 방식에 대한 진중함과 책임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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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떠나버린 3살 꼬부기가 가엾지만 이제 아프지 않을 수 있어서 고생했다고 애썼다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들에게 속상하고 야속함을 느낄 때 꼬부기 아빠 채널을 알게 되었다.

우주 속 어느 두 행성을 각각 담고 있는듯한 오드아이 눈과 짤똥한 다리로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핸드폰을 버둥버둥 쓰다듬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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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기로 시작해 많은 유튜브 고양이들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으슥한 골목길에 눈을 번쩍이는 고양이를 만나도 피하지 않고 뭐라도 챙겨주고 싶은 반가운 마음이 든다.

나의 고양이 적응기 역사의 시작은 꼬부기 공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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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얼굴 한번 본 적 없지만 유독 가슴이 먹먹하고 오랜 이웃이 떠난 것처럼 성글한 눈물 방울이 맺힌다.

복막염 진단을 받고 두 집사님의 정성 어린 보살핌과 지켜보는 사람들의 응원으로 기적처럼 이겨내 주길 바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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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와 반려견은 우리의 영원한 아가들이자 때 묻지 않는 순수와도 같다고 느껴진다.

함께할 시간의 끝은 생각보다 짧고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미안함과 후회가 더 가득 남을 것도 안다.

그래서 두 집사님들이 얼마나 상실감에 젖어 있을지 생각하면 그 나름으로 한번 더 슬퍼진다.


많은 사람들이 꼬부기를 기억하고 사랑했다.

그 한 사람이었던 나도 앞으로도 꼬부기를 그리워하고 추억할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한 생명을 가까이서 떠나보낸 사람의 심증을 올바르게 헤어릴 수 있는 사람들만 말을 옮기는 것은 아니어서 걱정이 된다.

어떻게든 꼬비의 이별로 상처 주는 사람도 상처 받는 사람들도 없었으면 좋겠다.


꼬부기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그곳에서 엄마 아빠 집사님들을 예쁘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시 살도 통통하게 오르고 기운차게 대답도 잘하는 냥이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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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부기야 널 알게 돼서 참 반갑고 고마웠어 너를 보게 된 후 내 사랑의 문도 한 뼘 넓어진 것 같아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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