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없는 건 아무래도 내 인내심과 끈기의 문제인 것만 같다.
한 두 번 밖에 보지 않은 사람을 쉽게도
'속을 모르겠는 사람'
'대화가 되지 않는 사람'
'재미가 없는 사람'
이라고 선을 긋게 될까 조심하고 또, 경계하는 중인데 그럴수록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롭지 않은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피곤이 부딪쳐
결론은 내 문제인 것으로 도달된다.
'나'를대입시켜 상황을 이해해보려 하면 너그러워야 마땅할 텐데 남은 내가 아니라는 단순하고도
전부인 차이가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호기심을 꺾어 놓는다.
말재주가 썩 좋지 않은 나도 어쩌다 한 명은 차분하게 내 말을 기다려주고 귀에 담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하면서도 나보다 더 말재간이 없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것도 사귀는 단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저 아는 사람으로는 의미가 없는 소개팅 이성에겐 야속하게도 귀를 열어주는 사람이 되지는 않았다.
더욱 쉽게 좌절하고, 섣불리 판단하고, 나에 대한 일말의 호감을 받아도 우리는 대화가 되지 않는구나라는 침울한 섬이 바다로 가라앉고 있었다.
하늘이 예쁘지 않냐고 몇번을 말했는지 모른다.
그저, 그 감탄사 한 줄로 길고도 긴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도착했을 땐, 안도와 실망감이 뒤섞인 한숨으로 오랫동안 숨구멍을 후벼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