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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물고기 Jan 05. 2019

유쾌한 술자리

어떻게 하면 되나요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ㆍ

알콜 해독 능력이 떨어진다는 대표적 특징이자, 한잔만 마셔도 빨갛게 달아오름으로 주변사람들을 놀래키는데 걱정과 우려속에서도 오기랄까,반발심이랄까,아니 그냥 취하고 싶은거랄까,

꽤 많이 마시는 편이랄수도 있다ㆍ

(한번 진탕 마시면 적어도 이주에서 한달은 회복기가 필요하다만.)

절대 자주 마시지는 않는다ㆍ

체질적으로 알콜이 몸에 받지 않는다는 취약함을 알고 있으니 횟수를 줄이는것으로 양심적 방어전을 하고 있다고 착각중이다ㆍ

무튼, 잊고 싶은 일들이 시시때때로 떠올라 맨정신에도,취한정신에는 더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는데 근래, 다행스럽게도(?)기억이 하나 둘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ㆍ

필름이 끊기는것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대략적인 술자리 사건들만 굵직하게 기억하고 무슨 얘길 했었더라,하는 맹숭한 기억손실도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증상이었다


하나 쓰잘데기 없었던 그 사람의 휴대폰  번호도 드디어 기억이 가물가물해졌다ㆍ

집중해서 숫자를 더듬어 생각해보면 다시 기억할 수도 있을것 같긴 한데 아니 ㅅㅂ 그까짓게 뭐라고 뭐,그렇게 절절했었다고 평생묻고 갈 번호인냥 잊혀지지 않는다고 스스로 오해할까 그게 무서워지니까 잊었다고 할란다ㆍ


마지막으로 생각난김에 카톡아이디 한번만 더 검색해본다ㆍ

아, 아이디는 아직도 기억하는구나 아이고참.

결혼을 했더라.

나와 헤어지면 다음 코스는 다들 결혼인가보다ㆍ


술자리에서 실수한건 없었을까,

그걸 실수라고 할 만한 언사였나,

검열하고 되돌아보는것도 피곤하고ㆍ


딱히 그립다거나 보고싶다거나 감흥이 드는 상태도 아니었는데 술자리얘기에 꼭 연애얘기가 나오고 아직도 과거형 밖에는 말할게 없다보니 그렇게 되새김질 하다보면 언제나 실패는 내 탓인것만 같다는게 또 슬프다ㆍ


아, 모태솔로라는 말로 해야 되나 싶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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