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매주 금요일 퇴근 전에 '주간업무보고'라는 것을 사내 게시판에 올려야 한다.
한 주 동안 매일 반복되는 업무 외에 추가로 진행한 건에 있어서 적어두는 것이다.
고정 업무 외에 별도 업무라 해도 크게 시간을 들여하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적고 싶진 않지만,
예외도 열외도 없다.
이 주간업무보고라는 것을 올리기위한 쓸 거리를 만들어두기 위해
' 내가 이런 것을 더 했어요 ~ ' 하고 생색내기용 같아 어쩐지 싫다.
그곳에 줄줄이 적혀 있는 거리가 많아졌다고 해서, 내가 특별히 일을 많이 했다는 느낌도 없고,
정말 적을 거리가 없다고 해서 탱자 탱자 놀 듯 일을 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모르는 이들이 보면 뭔가 많이 적혀 있는 쪽의 보고서 주인이 '열심히'한다는 느낌은 받겠지.
업무 스트레스가 높은 건 매일 반복되는 고정 업무를 견디는 것에 있는데,
그런 건 몇 줄의 글로 표현되지도 않고,
담겨질 명분이 없는 것 같아 좀 슬프다.
무튼, 그 주간업무 보고에 적을 거리가 발견될 때마다 적어두는 것을 하고 있는데,
회사를 벗어난 내 한 주 생활의 보고도 한 번쯤 해보면 좋겠다 싶어 적어보기로 한다.
1. 헬스장 4회 방문
10/26 (월) 스피닝 20분 타고 힘들다며 뛰쳐나옴
10/27 (화) 요가, 상체 근력 조금
10/28 (수) 걷기 1시간, 요가, 근력 조금
10/29 (목) 걷기 70분, 요가
엄마가 사다준 드립 커피가 있는데, 그 드립 커피가 맛도 좋지만 각성효과가 몸에 잘 느껴졌다.
그래서 ' 어쩐지 힘나는 기분'을 실로 오랜만에 느꼈는데 그 덕에 70분을 러닝머신 위에서 쌩쌩하게 걸었다.
2-1. 친구 만나기
10/30 (금) 친구 화야를 만났다.
금요일 퇴근 뒤의 약속이라 기분이 들떠 꽉 죄는 재킷도 입고, 팔찌도 하고 반지도 했다.
퇴근시간을 열렬히 기다리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2-2. 코스트코 구경 & 작은 장보기
화야랑 만나서 얘기를 하고 드라이 잘 된 꽃 구경을 좀 한 뒤 코스트코에 갔다.
엄마가 준 맛있는 드립 커피를 조만간 다 먹을 것 같아서 한봉, 리코타 치즈 1통,
샐러드 채소 1팩, 우리 엄마의 화장품 샘플을 좋은 것으로 챙겨준 고마움을
오리엔탈 드레싱 소스 1통으로 보답했다. (코스트코는 함께 가서 나누는 맛이 있다.)
3. 토요근무
토요일 근무자에게 식대 5천 원이 지급된다 하여, 커피(아메리카노)는 내 돈으로 사고,
튜나&바질 샌드위치 (4500원)은 식대로 샀다.
샌드위치의 참치가 기름 쫙 뺀 통살 참치여서 담백하니 맛있었다.
하지만 식빵은 좀 퍽퍽하였다.
먹으면서 본 신문안 도서 추천 편에서 불편한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이 싫어 밥 먹는 것을 포기한다면 차라리 혼자 먹어라 라는 글귀를 보았다.
내 경우에 후자- 혼자 먹어라는 전혀 문제 될게 없는데,
전자-불편한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이 싫어 밥 먹는 것을 포기한다고 꽤 어려운 조건이라고 느껴졌다.
불편한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이 싫긴 하지만 밥 먹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도 내 의지로 잘 할 수가 없더라라는 것이다.
혼자 먹는 이 시간이 참 편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홀로 근무하는 토요일도 꽤 괜찮게 버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