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닌 10년
대체 불가능한 사람들이 있다.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잊힐 수 있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그 사람 자리에 다른 누구도 상상되지 않는 독보적인 존재감이 박혀 있는 인물들 말이다.
영미에게 희수는 사랑도 아니었고, 우정도 될 수 없었다.
각자 다른 사람을 바라봐야 할 위치에 있었고, 살갑게 손을 맞잡아 볼 일도 없었다.
시작점은 어디서 주워 걸린, 알게 된 사람에서 근 십 년을 미주알 고주알 일상을, 마음을, 눈물을 고해 바치는 동안 곁을 지켜준다고 생각하게 돼버린 사람이었다.
희수는 잔소리를 잘했다.
그에 못지 않게 영미도 잔소리를 잘했고. 희수의 잔소리가, 영미의 무계획적인 면들을 지적하는 어르신 같은 잔소리라면 영미는, 툴툴 거리면서도 건강과 그 주변인들의 안부를 싹싹하게 챙겨주는 바람 난 남자 친구의 남겨진 고무신 같은 잔소리였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영미는 어쩌면, 희수라면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람들 속에 섞여 있어도 공허할 날이 많은 희수는 영미 같은 여동생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평생 만나지 않아도, 지구 어디에선가 내편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으로 사는 것도 꽤 좋을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만큼, 편견에 가리어질 일도, 오해도 없을 것이고 서로의 말만 믿으며, 그 말에 의지하면 되었으니까.
영미는 희수에게 특별해지길 바랬다.
그 마음을 품었던 그 밤부터 희수의 잔소리에도, 꾸지람 같은 챙김에도 아무렇지 않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침묵의 시간이 시작되었고,
마르지 않았던 대화와, 웃음이 적막해졌다.
한동안의 소원했던 시간이 한바탕 휩쓸고 간 뒤 희수는 다른 여동생 같은 사람을 찾게 되었다는 걸 영미는 알 수 있었다.
희수도 영미를 특별하게 생각했을까? 영미의 마음을 알았을까?
반은 알았고 반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
그 알다 모르다 한 마음이 희수는 꽤 귀찮아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