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많이 하면 바라던 결과가 아니었을 때 적잖이 실망하게 되고 꽤 많이 속상해한다.
하여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이기 위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아쉬움 없는 빈집의 마음으로 도전하곤 하는데, 이 또한 다른 종류의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 내가 조금 더 간절히 원하고 바랐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
' 조금 더 애를 쓰는 티를 보였어야 하지 않은가 '
' 조금 더 준비를 했었어야 되지 않았나 ' 하는 기대치와 함께 접어 두었던 마음들이 후회로 고스란히 떠오른다.
어떤 쪽도 나의 태도는 좋지 않다.
바라던 결과가 이루어지는 것은 순전한 운이고 운이 좋지 않았을 적엔 태생을 탓하게 된다.
한 때 반짝 열풍이 불었던 책의 어느 글귀 중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하면 그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 하는 정확하진 않지만 그런 맥락의 내용이 있었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한심한 소리라고 생각되지만 그 보다 더 게을러빠진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할 염치조차 없는 게 지금의 내가 되어버렸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래도 기회가 오게 된다면 하는 요행을 버리지 못한다.
어쨌건, 다시 새 직장을 찾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받아든 결과에 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반대로 힘을 빼도 될 사람과 관계에 악착같이 달라붙어 스스로를 작고, 나약하게 만들었다.
괄시하였지만
바라던 마음의 중심으로 움직여 준다는 나의 우주는 사랑에 집착하고 과했던 마음을 나를 위한 기회의 방향으로 돌려준 것 같다.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사람도 관계도, 생활방식도 조금씩 움직이고 비어진 틈을 위해 채워지기도 한다.
나는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
싸늘한 바닥과 공기가 가득한 집이지만 다시 꿋꿋하게 버텨보자고 다짐한다.
실내용 슬리퍼를 샀고, 얼큰한 진짬뽕을 끓여 먹었다.
뱃속에 뜨끈한 국물과 면이 들어가니 왈칵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