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by 사막물고기



롯데월드의 야간 퍼레이드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때의 짠하고 뭉클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와 다시 한번 보고 싶어졌다.

지금도 똑같은 내용으로 꾸며져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아이스링크장 위에 로티 로리 섬을 띄워놓고 중앙무대와 번갈아 진행되었고,
은은한 조명의 빛과 구체가 공중에 떠다니며 ‘ 꿈 ‘ 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 좋았다.

그때의 난 갑작스러운 비에, 평일임에도 긴 줄에, 운행하지 않는 몇몇 놀이기구에, 생각보다 신이 나지 않는 기분이 되어 침울했었다.

당연히 즐거우리라 믿어 의심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조금씩 틀어지고 있었다.

마냥 들떠 오를 수 있는 흥의 가열점은 끓어넘치지 못하고 미지근한 채였다.

많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우리가 좋아죽겠다는 기분으로 밖에 나가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하는 것보다 열정의 생존 여부가 의심이 될 만큼 미지근한 기분으로 많은 날을 산다는 것을.

그 하루의 전부는 마지막 퍼레이드를 본 것으로 쓰여도 괜찮았다. 정말로.

흐릿하고 애매한 순간의 감정들 역시도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반짝임을 위해 쓰일 수 있다는 걸 모른다. 대다수는.

나는 아직도 야간 퍼레이드를 기다리는 기나긴 대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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