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씹는 소리
나는 참을 수 있다.
참아 낼 것이다.
결과를 다르게 할 것이다.
손톱을 꼭꼭 누르며 다짐한다.
내가 먹고 싶을 때 먹을 것이고 가고 싶은 곳에 갈 것이고 의미 있는 만남과 인연에 힘을 쏟을 것이다 라고
손톱을 긁으며 다시 다짐한다.
지금까지도 크게 목표의식을 가지고 살았던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것과 해야 될 것의 리스트는 눈 감고도 술술 작성할 수 있었다.
욕심 많고 빼곡한 성실의 연출이었다.
그래 난 성실했다.
그래도 그 종이는 가지고 있을걸 그랬다.
지금처럼 부표를 잃고 떠 다닐 때 한 번쯤 들여다볼 용도로 가지고 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서른 하고도 하나의 시작은 매서 웁다.
다짐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지켜야 될 이유에 대해 믿음을 가지기 더 힘들어진다.
' 혼자 잘 살 수 있을까? '
라는 저변에 깔린 생각은 모든 시도와 계획에 질척 거린다.
발길질을 하는 다리에 끈덕지게 매달리는 질리는 계집애 같이 말이다.
그리고 그 계집애는 ' 나'에게서 파생된 먼지 같은 년이라는 사실이 도무지 잊히지 않아 괴롭다.
그 계집애는 내가 아니다.
그 계집애는 죽어버렸다.
나에게 속삭인다.
꽤 그럴듯한 시나리오와 상황을 갖추어 네가 아니었다고 말해준다.
솔깃하다. 믿고 싶다.
하지만 마음은 알 고 있다.
두근대는 긴장감에 어쩌질 못할 때마다 손쉬웠던 긴장의 해소 점은 다짐할 적 같이 눌러대던 손톱 언저리였다.
아파서 못 만질 정도가 되어야 정신이 들었고
손은 ' 거봐 이 손은 결국 그 계집애랑 똑같아 '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신경질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