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자로 다시 새 직장에 나가게 된 후 맞게 된 첫 번째 휴일이 시작되고 있었다.
입사 초반의 적응기와 실수담을 겪기엔 더 이상 귀여워 보이지 않는 나이라 긴장도 많이 되지만, 각오도 한껏 비범하게 올라붙었다.
어쨌건, 오랜만에, 이제야 정당하게(?) 휴일을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기분이 행복해 죽을 지경이다.
김훈 작가의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라는 책의 문장 중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사내의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다. 돈과 밥으로 삶은 정당해야 한다.'
라는 구절이 있다.
사내의 삶이 아니라 성인 모두의 삶에서도 중요한 말임에 틀림없고, 돈과 밥으로 삶을 정당화시키는 수단으로 일을 한다는 것, 매일 반복되는 삶을 견디는 노동이 각별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친구와 새벽 늦게까지 수다도 떨어보고, 조금 더 열심히 그리고 신명 나게 수다를 떨기 위해 머릿속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로 옮기고픈 욕심도 생겼다.
먼지 쌓인 자전거를 살뜰히 닦았고, 바람 빠진 타이어를 빵빵하게 부풀렸다.
오는 길엔 임시로 들어서 있는 상설매장에 들려서, 8일 어버이날 엄마한테 줄 선물도 골랐다.
샐러드는 역시 가득가득 쌓아올려 여물 먹듯 질리게 씹는 기분이 좋기에 손크게 준비해서 먹었다.
직장이 없는 상태야말로 홀로 생활을 여유롭게 가꿀 수 있는 기회인데, 도저히 살릴 수가 없었다.
멍석 깔아 두면 놀 줄 모른다고, 펼쳐둔 멍석을 접어 좁아져 있어야 이제야 내 공간 같은가 보다.
시간을 쓰는 그릇도 사람마다 다르다.
중요한 건 그릇 크기가 아니라 자신이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누구도 지탄할 바 없고, 비난할 바 없으니 자기 그릇 안에서 재주껏, 잘 노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