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번엔 진짜 여기가 마지막 직장이야
지키지 못할 약속을 그렇게 매 번을 다짐해 놓고선,
다시 또 마지막이라는 이름으로 처음인 것 마냥 처절하게 빌었다.
아빠는 그랬다.
대게 금주 약속이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지고 허물어졌다.
꽤 긴 시간 동안 지킨 적도 있고, 보통은 파도 앞 모래성처럼 짧은 주기로 무너졌었다.
어린 마음에는 대쪽같지 못한 나의 아버지가 못 미덥고, 속상하고, 실망했지만
열 번 중 아홉 번을 노력해도 한번 수틀리면 지켜지지 않는 것이 약속임을 알게 된 나이 좀 먹은 마음에는
또다시 결심할 각오가 생긴다는건 좀 대단해 보이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싱겁고 가벼운 사람으로 비치는 정도는 멋쩍은 결심을 한번 더 고백하는 과정 중으로 눈 질끈 감고 넘어갈 수 있지만,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토라지는 마음은 쉬이 회복하기 어려웠다.
그러하니, 매번 자신과의 실망을 곱씹고, 새 출발을 꿈꿨던 아빠의 결심은 꽤 순수했었던 것 같다 하는 게 요즘의 내 생각이다.
돈키호테와 로시난테처럼.
' 아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라니깐~!!!! '
그렇게 정착할 마지막 직장과, 마지막 사람을 꿈꾸며 그 흔한 거짓말을 한다.
좌절하지 않고, 꺾이지 않을 명랑한 거짓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