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상일지

읽는 인간

오에 겐자부로

by 사막물고기



이 책의 한 줄 서평만을 보고 구매하게 되었다.


더 길게도 필요 없었다.


어떻게 하면 잘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전방위적 지침서와 같다 뭐 그런 내용의 서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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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쉽게 읽히는 글이지만, 좋은 책은 꼭 쉽게 읽히리라는 법을 따라가지 않는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이 책은 유난히 책장 넘기기가 힘들었다.

단순히 그 책 어땠어, 재밌어?라고 묻는다면 정말 답을 고르기 어려울 만큼 가르침과,

인내를 시험하게 한 책이었다.


노벨상 수상이라는 대문호 오에 겐자부로의 이전 작품들을 읽었는지 아닌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건, 그의 문체를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상태에서 이 책을 본다면, 겐자부로가 알려주는 책 읽기의 방법이 곧 이 책으로 시험의 장이 열림을 느낄 수 있다.


그가 말한 단테의 신곡, 시몬 베유 평전, 이토시즈오 등등의 수많은 작가들의 책 중 접해본 책이 있어 작은 교점이라도 만든 뒤에 이 책을 접한다면 쉬이 읽혔을까? 모르겠다.


이미 한 작가의 책을 읽은 소감을 이야기하면서도 어느 부분에서 영감을 받게 된 것인지, 그로 인해 받은 영감으로 자신의 소설이 어떤 식으로 탄생하게 되었는지 마인드 맵의 수없이 쳐진 가지처럼

문장은 이어진다.

오에 겐자부로에게 있어서 책은 삶의 방향을 결정해주기도, 감당할 수 있게도 해주며 작가라는 직업의 영감이자 귀감의 원천이 되는 고향임을 알 수 있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일정의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라고 생각했는데, 겐자부로식의 독서와 책을 통해 받는 후천적 영감을 이용하는 법은 또 다른 재능이자 지독한 노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의 글을 심연으로 안아올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자신의 글과 생의 사연을 올곧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놀라움을 멈추지 못할 구간이 없을 만큼, 참 열심히 공부하듯 읽는 작가의 수기를 보노라니 그동안 내가 ' 책을 읽는다 ' 함이 얼마나 얕게 읽어왔는가를 깨닫게 해 부끄러워졌다.

겁이 났었다.

나는 책을 늘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조금 지루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책을 읽으며 책에 대한 정이 떨어질까 봐, 아예 손을 놓게 될까 봐 하는 이중적 고민을 했었다.

3년,4년이 걸려가며 읽은 책도 있었다는 겐자부로의 글을 보면서 참 많은 엄살과,

궁상을 떨은 꼴이었구나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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