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of the wind 2015)
동물들에게 연기를 가르친다는 게 수월하지 않은 이상 어떻게 이런 영상이 담길 수 있는지 놀라웠다.
사람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쉬운, 원숭이, 강아지, 고양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거대 자연 앞에 자유로이 풀어진 독수리와 야생동물이 극을 이끌어 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바로 이 고민점에서 사실적 다큐멘터리와 스토리가 있는 영화의 경계선을 걸치며 결국엔 영화라고 정의되는 독특한 영상이 어마어마한 재미를 주었다.
무한히 많은 시간과 정성, 노력이 담겨 있음을 연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독수리가 새끼를 기르는 '선택과 집중'의 양육 방식이 비장했다.
선택에서 밀려난 새끼 중 한 마리를 소년이 발견하여 친구가 되는 것도, 그 새끼의 어미처럼 나는 법과, 사냥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도 사뭇 감동적이었다.
소년은 카인에게 살해당하는 아벨의 이름을 독수리에게 붙이고 구약성서의 결과와는 다른 결말을 위해 독수리 아벨을 아끼고 가르친다.
자신의 아버지를 피해 극의 전반적인 해설을 맡고 있는 산림관리원 할아버지와 함께 품 안의 독수리가 아닌, 자연 속에서 살아갈 독수리로 관계를 맺는 방식은 사람 대 사람의 관계 형성보다 훨씬 더 숭고해 보였다.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난폭한 소년의 아버지와 소년의 화해 과정도 계절이 지나는 것처럼 혹독하게 앓다가 해빙기를 맞으며 소년은 자라고 아벨과 이별을 선택한다.
영상 속 첩첩이 둘러진 거대한 자연 경관 아래 점처럼 작은 사람과 동물의 생존이 큰 울림을 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