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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과 Aug 06. 2018

무정위형 아이 키우기

다음 징검다리 카페에 답글로 썼던 글

안녕하세요?

원글자님의 글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지금 12살 무정위형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말씀드리면 좋겠다 싶어서 주제넘게 몇 마디 남깁니다. (원글자님께서 감통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셔서 적으려다 보니 잔소리꾼처럼 말이 길어졌네요. 엄청 깁니다. 도서 추천은 부분은 '3. 독서'에 있으니 그 부분만 참고하세요 ^^)

‘주제넘게’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저도 아직 매일 고민하고 힘들어하기 때문이죠. 치료사에게 가서 “우리 애가 이런 이런 행동을 하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라고 묻고 있노라면 어느새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애를 12년 동안 키웠는데 내가 우리 아이를 모르면 누가 알까? 

작가 맬컴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의 '1만 시간의 법칙(10,000-Hour Rule)'이라고 10년 즉 1만 시간 동안 꾸준히 연습(공부)하면 최고에 다다를 수 있다는 법칙도 있다는데 그렇다면 나는 12년 동안 무엇을 한 걸까?

신세한탄은 아니고요. 원글자님 아이는 아직 어린것 같은데 지금부터 제대로 내 아이에 대해서 공부해서 내 아이에 관해서만큼은 전문가가 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1. 치료사와의 상담 
   가. 우리 아이를 직접적으로 만져주고 접하는 분이기에 제일 신뢰해야 할 분이겠죠. 하지만 엄마라고 다 같은 엄마가 아니듯 치료사라고 다 같은 치료사가 아니랍니다. 아이가 어릴 땐 이곳저곳 많이 가보시라고 이야기드리고 싶어요.(병원 쇼핑이라고 해도 어쩔 수가 없네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나. 엄마의 아이에 대한 양육 철학, 치료 철학, 나아가 인생철학이 튼튼하게 뿌리내려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팔랑귀가 되지 않기 때문이죠. 찬찬히 나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어떤 방향으로 삶을 살 지부터 정하세요. 그래야 치료에 방향 및 양육 태도가 결정됩니다.

    다. 최상의 치료사가 누구인지 딱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최악의 치료사는 어떤 사람인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모든 치료 다 끊고 자기 치료에만 올인하면 다 낫는다.(요즘은 이런 분 별로 없죠? 10년 전에는 종종 있었답니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잘못된 점이 있습니다. 다 낫는다면 왜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에 뇌성마비 아이들이 그렇게 많을까요? 완치하게 만들 치료법이 있다면 노벨 의학 상감이겠죠.    
    둘째, 자기 치료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치료사(은근히 자기가 최고 또는 다른 치료사 치료에 대해 부정정으로 말하는)는 아주 하수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공부를 하다 보면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라고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자기 치료의 우수성에 대해 너무 자신만만하다면 독선이거나 공부를 덜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라. 평생의 담임 선생님 같은 치료사를 만나야 합니다. 이건 약간의 운도 있어야 하지만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위에 치료를 여기저기 많이 다녀보라는 이유는 철새처럼 이리저리 옮겨 다니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녀보고 나중에 1-2군데로 정한 다음 과감히 치료를 정리해야 합니다. 치료사와 치료하면서 이야기해보고 여기저기 다녀보면 치료사의 치료 철학 및 아이를 대하는 태도, 실력이 자연스럽게 내 눈에 들어옵니다. 간혹 아이만 들여보내고 밖에서 핸드폰을 보거나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바쁘신 분이 있는데요 아이가 어리고(36개월 미만) 치료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꼭 치료하는걸 옆에서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치료가 하루에 40분 또는 80분으로 끝이 아닙니다. 엄마가 알고 있어야 일상생활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치료사가 엄마가 있어서 애가 치료에 집중 못한다고 나가 있으라 해도 최소 2-3달은 함께 하세요. 그래야 치료사에 대해서도 치료에 대해서도 내가 알게 됩니다. 40분 치료 알차게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잘못된 방향의 치료는 안 하느니만 못하고 엄마가 알지 못하는 치료는 한쪽 날개가 없이 나는 것처럼 효과가 없습니다. 이렇게 치료하는 걸 보다 보면 ‘이 선생님이다.’ 하는 선생님이 생깁니다. 그럼 그 치료는 아이가 클 때까지 유지하세요. 아기 때부터 아이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의 발달은 다 알고 있는 선생님이 있다면 너무 든든하답니다.


2. 주변 엄마들의 정보
   가. 주변 엄마들에게 듣는 정보도 상당합니다. 특별히 장애 혜택 부분에 대해서 저는 동사무소에서 알려주어야 할 것 같은 복지 정보 100%를 엄마들에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 하지만 엄마들의 말에 휩쓸리지 않도록 항상 자기 점검을 해야 해 합니다. 이런 장애 아이를 키우던 일반 아이를 키우던 똑같은 것 같아요. 그래서 자세한 말씀은 생략합니다.


3. 독서
   가. 내 생각에도 자신이 없고, 주변 엄마들 말에 휘둘리고 치료사의 말을 들어도 뭔가 단편적이고 코끼리 뒷다리 만지는 느낌이 들 때 저는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공부 순서 (자아성찰, 가치관 확립--> 일반 양육--> 장애아 관련)

    나. 일반 육아서와 장애 관련 책을 5:5 비율로 읽으면 좋습니다. 제가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엄마들이 너무 아이의 장애에 포커스를 두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을 ‘장애를 가진 아이’라고 생각하지 말로 아이인데 장애가 있다 로 늘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이 둘은 같으면서도 매우 다른 말이지요. 장애가 있지만 아이로서 또는 한 인간으로서의 특징이 훨씬 많지 않을까요?

    다. 자아성찰 : 뭐 책이 너무 무궁무진 한데... 최근 제가 읽은 것 중 바로 생각나는 것은 미움받을 용기, 아직도 가야 할 길, 공감 필법,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정도입니다. 이전에도 책을 많이 읽었는데... 어느 순간 친한 친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아픔(아이)이 있다 보니 어느새 책이 제 위안이고 취미처럼 됐어요.(아이에 매여 어디 나가지도 어려운 우리 엄마들의 현실... 애 옆에서 책 읽어요.. 물론 TV도 많이 봅니다...) 

    라. 일반 육아서 추천 : 엄마학교(읽으면 내 마음도 푸근해집니다.) 푸름이 아빠 시리즈(다 좋지만 그중에서 사랑하는 아이에게 화내지 않으려면’ 추천합니다. 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정말 내 아이지만 이해되지 않아서 내가 힘들어서 화를 많이 내개 되는 것 같아요. 아이에게 화가 난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화가 좀 덜 납니다. 하은맘의 불량 육아(왜 엄마가 공부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함. 푸름이 아빠의 철학과 맥을 같이 함) 그 외에도 육아서는 무척 많죠. 사기는 그렇고 인근 공공 도서 간 육아서 코너 쭉 보면서 이것저것 읽어보다 보면 육아 역시 도도하게 흐르는 큰 맥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 외에도 인지가 되고 글자 정도 읽는 다면 일반 공부 학습법 책도 관심을 가져야겠죠? 

    마. 장애 관련 책 : ‘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 강추합니다. 책을 읽어 보시면 내 아이를 대하는 관점이 달라질 겁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얘는 원래 이래.” 하고 그냥 두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알게 될 겁니다. 원글자님께서 감통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셨는데요. 시립 서울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출간한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우리 아이 즐거워요. 강추합니다. 일반 서점에는 없고 서울 장애인 종합복지관 홈페이지에서 살 수 있습니다. 뇌성마미 아이들은 다른 문제도 많지만 감통 쪽 역시 문제가 많죠. 이 책을 읽으면 왜 아이가 부산스러운지 아님 둔감한 지 예민한지 운동 실행능력이 떨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어떻게 놀아주면 되는지 팁이 무궁무진합니다. 

    바. ADHD , 자폐 관련 책을 아직 읽으실 필요 없지 않을까 하는데.. 자폐 관련 책으로 독특해도 괜찮아’ 추천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자폐는 아니지만 박수를 친다던지 물건으로 소리는 낸다던지 이상한 소리를 낸다던지 하잖아요. 그것에 대해 이해 및 화가 덜 나게 해주는 책입니다. 작가가 쓴 내용 중에 자폐 아이들이 하는 행동 중에 우리가 하지 않는 행동은 없다. 이 말에 참 위안받았어요. 꼭 읽어보세요.

    사. 그 외에도 책은 무궁무진합니다. 뇌성마비 관련 책은 많이 적지 않았는데... 뇌성마비 영유아 바로 키우기뇌성마비 아동의 이해 정도가 읽든 안 읽든 사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늩 책입니다. 공공 도서관, 대형 서점, 인터넷 서점에 심심하면 가봅니다. 그럼 책을 저절로 건질 때도 있습니다. 저로 주는 인터넷 서점 이용하고 공공도서관에 가끔 갑니다.

    아. 저는 꼬리에 꼬리를 잇는 독서법 추천합니다. 책을 이것저것 읽기보다 이 책 맘에 든다 싶으면 그 책 안에 인용해둔 책, 뒤편 참고 문헌을 다시 사서 읽어보세요. 그러다 보면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서 못 읽을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4. 기록 : 위의 모든 정보를 기록하세요. 저는 이 부분이 참 후회가 되는데요. 치료사가 집에서 해보라는 운동, 의사의 진료 기록, 아이에 대한 내 생각, 아이의 행동 모두 기록해두시면 정말 도움이 될 거예요. 저는 제대로 하질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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