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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과 Aug 06. 2018

장애전담 어린이집에 대한 나의 생각

아이가 장애 판정을 받거나 발달이 느리거나 할 때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통합 어린이집, 통합유치원, 장애전담 어린이집을 보내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경우 부모님은 어디로 아이를 보내야 할까.. 고민하게 되는데...

발달 장애 게시판에서 종종 장애전담 어린이집에 대한 선입견이나... 장애전담 어린이집을 꺼리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써본 장애전담 어린이집 4년 보내본 나의 경험 및 생각입니다...

4살부터 7살까지 장애전담 어린이집에 다니고 8살에 유예 없이 바로 일반초등학교 통합으로 입학했습니다. 

뇌병변이고 보행 가능하고 말도 어느 정도 소통이 됩니다.

장애전담 어린이집은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많아서 보내지 말라고... 일반 친구들을 봐야 모방을 하고 배우기도 한다는... 말을 보니..

참.. 마음이 먹먹했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장애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아달라 하고 아이들도 일반 아이와 함께 교육받기를 원하면서 정작 우리 자신이 다른(중증)  장애아들을 꺼리는 형국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너무 제가 삐뚤게 보는 걸까요?

장애전담에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옆에 있는 아이들에게 뭘 배워올까... 이런 건 전혀 염두에 두질 않았습니다.

이미 우리 아이도 장애인데....

어린이집의 넓은 마당과 깨끗하고 정돈된 환경. 아이들의 편안한 모습, 선생님들의 인상... 어린이집 분위기... 원장님의 가치관... 이런 것만  봤습니다.

결론적으로 4살부터 7살까지 장애전담에 있었지만 거기서 걸음을 시작하고 말도 시작하고 여러 가지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익히고 배워서 지금  학교에 유예 없이 바로 통합을 하는데 아무 문제없습니다.

보통 자폐 어머니들이 장애전담 보다 통합을 원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아이들의 사회성을 위해서요.

하지만.. 그 사회성이라는 것.. 무조건 함께 있다고 (물리적 통합) 좋아지는 거 아닙니다.

일단 가정에서 부모와의 애착이 잘 형성되고 형제자매들과도 잘 지내면.. 그것이 바탕으로 어린이집에 가서도 다른 아이들과 잘 지내게 되는  겁니다.

아이들마다 다 달라서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저라면 말을 못 하여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안되고 신변자립(대소변 문제)이 안된다면 장애전담부터 들어가서 좀 더 일대일 보살핌도 받고  신변처리도 배우고(제가 다니던 장애전담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신변자립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서 대소변 가리기, 스스로 밥 먹기 등을 잘  지도해주셨어요) 하다가...

어느 정도 아이의 발달 상황 및 특성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통합 어린이집, 병설, 통합 유치원으로 갈 것 같습니다.

일단 통합이든 전담이든 직접 가셔서 상담해보고 

무조건 통합을 해야 모방도 하고 친구도 사귄다... 이런 생각보다는

내 아이의 특성에 맞게(좀 예민하다거나 자주 아프다거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결정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장애아 부모들이라도 장애전담에는 중증이 많아 배워올 게 없어서 보내기 그렇다.. 이런 말은 안 했으면 합니다.

거꾸로 내 아이가 일반 초등학교나 어린이집에 갔는데... 일반 아이 부모가 우리 아이들한테 이상한 거(소리지르기, 특이한 행동) 배워온다고  싫어라 하고.. 하면 우리의 마음은 어떨까요?

우리 애는 장애전담 어린이집에서 휠체어 타는 아이들 휠체어도 밀어주고 도와주기도 하고.. 그렇게 오히려 자신도 장애지만 남도 도와가며 즐겁게  지냈답니다.

전 우리 애가 비록 남보다 많이 모자라지만(신체적, 인지적으로) 자신보다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가며.. 그렇게 평생 산다면 그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생각합니다.

일반 아이들을 뒤쫓아 따라가려고 늘 힘겨워 하기보단 나에게 있는 능력에 감사하며 즐겁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저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고  예쁜 미소를 가진(비록 중증이어도) 아이들이 다니는 장애전담 어린이집에 4년을 보냈고.. 후회가 없습니다.

매번 선택의 기로에서 머리 터지게 고민하는 게 우리 아이들 엄마들이지만...

중요한 게 뭔지 우선순위를 정리하면 머리가 덜 아프더라고요. ^^

참~!!

저는 통합 어린이집, 병설유치원, 통합 유치원을 가보질 않아서.... 한쪽으로 치우친 의견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그리고 이미 우리 아이는 뇌병변 2급이라는 중증이었기에 장애를 쉽게 받아들이고 일반인과 똑같이 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가  아니었기에..

경계성... 인 아이의 부모님이 공감 못할 부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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