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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과 Aug 09. 2018

친구

2016.09.18.

                             


교회 초등부에서 진현이가 새 친구 초청 축제 쿠폰(?)을 가져왔다.

내용인즉슨 친구를 교회에 전도해 오면 롯데리아 불고기 버거 세트 교환권을 준다는 이야기인데...

진현이가 나를 만나자마자 위 종이를 보여주며...


"난 친구가 없는데...."

이러는 거다.

순간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그러곤...

"전에 놀이터에서 만난 친구들 있잖아. 이름은 모르겠네...." 이렇게 말하고

(관련 글 https://brunch.co.kr/@dungdang/18)

쿠폰을 내 가방에 넣었다.


밖으로 올라와 집에 가려는데 자기 친구 여러 명과 우르르 몰려가는 3학년 아이들을 보니.. 더욱더 진현이가 안돼 보였다.


이제 진현이가 인지가 많이 좋아져서 자기는 친구가 없는 걸 인식하게 된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작년까진 이런 쿠폰 받아도 가져오지도 않았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지...

친구는... 엄마가 만들어 줄 수 없다.

친구... 많이도 필요 없고 마음 나눌 친구 딱 한 명이면 되는데...


4학년.

억지로 친구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놀이치료실에서 3학년 동생과 짝수 업을 하고 있어서.. 그 친구랑 친하게 지내보자 하고 있던 중이었다.

교회에서도 진현이에게 반갑게 인사해주는 아이가 한 명도 없다... 아니 있어도 진현이가 안 받아주고.. 이렇게 저렇게 엇나갔겠지...

다행히 학교에선 동생처럼 돌봐주고.. 하는 아이들이 몇 명 있는 것 같긴 하다.


어렵다.

클수록 어렵다.


그렇다고 슬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서... 급한 대로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1.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들을 다시 찾아 교회에 초대한다.(같은 동네니까 괜찮을 듯)

2. 놀이치료실에서 짝수 업하는 친구들 초대한다.

3. 옆동네 사는 고종사촌(4학년에 진현이랑 제일 잘 놀아줌)을 초대한다.


저녁에 가방 정리를 하며 쿠폰을 다시 본 진현이가

"나는 불고기 버거 못 먹겠다."

이러는데.. 일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음 주부터 행동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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