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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과 Aug 17. 2018

키보드 수난 사건

2018. 03. 23.

"무소식이 희소식" 

아들이 학교에서 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선생님께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잘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월요일에 학교 상담을 하고 와서 한시름 놓았는데 방과 후 컴퓨터 선생님께서 아래와 같은 문자를 보내시고는 전화를 하셨다. 



선생님은 진현이가 이유를 물어도 대답도 안 해서 수업이 어려운지, 지겨운지, 하기 싫은지... 알지를 못해 답답하다고 하셨다. 그 속마음을 나도 모르니 답답할 노릇이다. 왜 저런 행동을 했을까...?


내 생각엔 수업은 자기 수준에서 힘들고, 모르는 걸 선생님에게 물어보기도 부끄럽고, 수업을 못 따라가니 지루해서 키보드 자판을 하나하나 빼고 있었던 것 같다.(그건 수업보다 재미나니까) 
이해는 되지만 지루하다고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이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와중에 저걸 뽑아낼 정도로 소근육 힘이 좋아졌나 이런 생각도 했다.) 더군다나 선생님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하고 있었다니...

선생님도 힘들어 보이시고 그만 다니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순간 했는데 그러면 아들이 내가 사고를 치면 하기 싫은 것을 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아 당장에 그만둔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첨엔 선생님의 목소리가 격양되어 있으셨는데 내가 사과의 말씀드리고 하니 진현이의 마음이 어떤지 이야기해보고 알려달라고 하신다.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겠다고도 하셨다. 특수반 선생님에게 전화드려 사건을 말씀드리고 도움을 요청하고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보기로 했다.

저녁때 아들을 만나 이야기를 꺼내니 컴퓨터 수업하기 싫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도 "그냥"이라고 한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는 이야기와 선생님이 컴퓨터실에 오지 말라고 한 건 네가 장난을 쳐서지 미워서가 아니다. 이런 설명을 차근차근해주었다.(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수업이니... 다음 주 수업 전 다시 아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아야겠다. 

※긍정의 한마디
친구를 해코지하거나 친구에게 맞고 온 것도 아니고.. 
이만하길 다행이야.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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