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0.
초등학교 때부터 일기를 아주 열심히 썼었다.
초등학교 때야 선생님이 일기 검사를 하니까... 말 잘 듣는 학생인 나는 열심히 일기를 썼었다.
중학생이 되고 일기 검사라는 것이 없어진 후에도 나는 일기를 썼다.
공부하려고 책상 앞에 앉으면 라디오를 켜고 일기장부터 폈었다.
주로 공부 계획, 친구 문제, 내 마음에 대한 글들을 썼던 것 같다.
그렇게 계속되던 나의 일기는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면서 끝이 났었던 것 같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을 일이 없었던 것이 주요 원인이 아녔을까...
간간히 명맥을 잇던 나의 일기는 결혼을 하면서 그 명맥마저 끊어지고
진현이를 임신하고 육아일기 조금 흉내 낸 것... 병원 기록 조금... 성장 일기 조금... 이것이 다다..
요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이 드는 요즘...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하루하루 물에 빠져 꼴깍꼴깍 거리며 바둥거리며 버티고 있는 요즘...
가슴이 답답해 숨이 쉬어지지 않는 요즘...
나는... 글 써야지.. 글 써야지... 이러고 있다.
한 많은 여인네들이 긴 한숨을 쉬어대듯
나는 글로 그 한숨을 뱉어내야 살아질 것만 같다.
그럼에도... 그렇게 죽을 것만 같은데도 글을 쓰지 못한 이유는...
글로 적힐 내 생각들이 얼마나 옹졸하고 조잡하고 허망하고 갈피 없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써야겠다... 써야지 숨이 쉬어지고 살아질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