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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과 Aug 22. 2018

모닝페이지 효과

8주 동안의 변화

책에 줄을 긋지 않는다. 아주 가끔 책에 줄을 친다. 책에 필기도구를 갖다 댄다는 것은 이 책은 평생 내 책이라는 뜻이다. 2-3년에 한 번씩 책을 정리하고 몇 박스씩 팔아버린다. 평생 내 책이 아닐 책은 깨끗하게 읽고 팔아버릴 생각으로 아무 표시도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내 "아티스트 웨이" 책은 이렇게 됐다. 줄 치는 것으로 모자라 필기까지 하고 있다.



2월 말 어떤 일로 인해 매우 힘들었고 그 이후 삶의 의욕을 잃어버렸고 에너지가 모두 소진된 느낌이 들었다. 그냥 주저앉을 수 없었다. "엄마" 였기 때문이다. 장애가 있는 아들을 하루도 그냥 둘 수 없었다.



그때 만나게 된 책 "아티스트 웨이". 블로그에 아티스트 웨이에 관련된 글을 이미 많이 썼다.

1. 아티스트 웨이 - 모닝 페이지 열흘 실천기 https://blog.naver.com/dung603/221236517067
2. 아티스트 웨이 - 읽는 동안 전율이 일어 자꾸 멈춤 https://blog.naver.com/dung603/221227914389
3. 아티스트 웨이/독서 중지 예고 - 의심  https://blog.naver.com/dung603/221250693955
4. 아티스트 웨이/독서 중지 1일차 - 약속 https://blog.naver.com/dung603/221251545610
5. 아티스트 웨이/독서 중지 2일차 - 변화 https://blog.naver.com/dung603/221252332516
6. 아티스트 웨이/독서 중지 3일차 - 잉여 인간  https://blog.naver.com/dung603/221252984328
7. 아티스트 웨이/독서 중지 4일차 - 추천 https://blog.naver.com/dung603/221253163804
8. 아티스트 웨이/독서 중지 5일차 - 실패  https://blog.naver.com/dung603/221253876823

좋아하는 책만 읽으면 안 되는데 "아티스트 웨이"에 있는 내용을 모두 실천해보고 싶었기에 어쩔 수 없이  두 달 이상을 이 책을 끼고 살고 있다.

"아티스트 웨이"에서 강조하는 것은 모닝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다.(글 1,2에 설명되어 있음) 빠지지 않고 꾸준히 한 것이 바로 "모닝페이지 쓰기" 다. 3월 15일부터 오늘까지 하루에 세 페이지씩 꼬박꼬박 쓰고 있는데 효과가 대단해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을 정도다. 

손으로 쓰니 손이 아파서 노트북에 타이핑해서 쓰고 있다. 매일 A4에 글자 크기 10으로 3페이지씩 쓰고 있다. 대략 이런 모습이다. 


출력해서 파일에 곶


모닝 페이지를 쓰는 8주 동안의 변화는 아래와 같다.


1. 나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강제력 없이 스스로 무언가를 매일 해본 적이 없는 내가 8주 동안 빠짐없이 3페이지의 글을  썼다. 다른 것도 꾸준히 해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실제로 8주 동안 운동과 다이어트도 시작했다.

2.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리게 되었다.
매일 글을 올리려면 무엇을 써야 할까 고민하기 마련이다. 희한하게도 모닝페이지를 쓰고 있으면 오늘 뭘 써야 할지 떠오른다. 어떤 것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볼지, 쓸데없는 건지 저절로 깨닫게 되었다.

3. 걱정, 불안이 줄었다.
늘 미리 당겨서 걱정하고 그러다 보니 불안이 높은 성격이었다.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부정적인 감정, 걱정, 미움, 분노 등을 글로 마구마구 쏟아 내다보니 그것 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지고 안정이 되었다. 아티스트 웨이 저자 줄리아 카페론도 모닝페이지를 "두뇌의 배수로"라고 했다. 생활하다 보면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데 모닝페이지를 통해 쉽고 편하게 그것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

4.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꽁해있던 감정이 풀렸다.
예전에 섭섭했던 일이 아무것도 아닐 것 처럼 느껴졌다. 답답했던 마음이 담담해졌다. 아들과 관련해 교회에 약간 섭섭함이 있었다한동안 교회에 가질 않았는데 이번에 다시 가게 되었다. 아들은 끝내 교회가기를 거부했지만 아들이 가지 않으면 나도 가서 뭐하나 라는 생각을 바꿔 혼자 교회에 갔다. 


5.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늘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나를 돌아지 못하고 살았다. 그래서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감기가 찾아왔다. 모닝페이지를 쓰다 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저절로 알게 되었다. 그 과정을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데 3페이지를 채우려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모조리 써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꾸만 마음속 깊이깊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6. 나를 가꾸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니 평소에는 "나는 이건 싫어해."라고 했던 것이 사실 알고 보니 귀찮아서 어색해서 겁이 나서 못하고 있는 것이 많았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나는 내가 외모에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반짝반짝한 목걸이, 팔찌, 반지, 귀걸이를 사서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훨씬 좋아졌고 다이어트도 시작했다. 보는 사람마다 얼굴이 환해지고 예뻐졌다고 이야기 한다.

7. 내가 갈 길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것이 내 삶의 목적이다라는 것의 방향성을 찾았다. 예전에는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고 캄캄하기만 했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전전긍긍하기도 했고 남들을 따라 가야할 것 같은 강박에 휩싸이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어. 내가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은 이 방향이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것에 대해 확신도 생기기 시작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구구절절 쓰는 이유는 책을 읽고 이렇게 구체적인 변화를 겪은 적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의욕도 없고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고 답답한 사람에게 아티스트 웨이 책과 모닝 페이지를 추천하고 싶다. 


앞으로도 모닝 페이지 쓰기는 계속 할 생각인데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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