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던 중 반가운 소리
자동차에서는 늘 아들이 집어먹을 수 있는 핑거 푸드를 준비해 둔다. 주고 과일이나 채소(오이, 당근)다.
부족한 식이섬유와 비타민도 보충하고 차 안에서 지루하면 장난을 치기 때문에 입이라도 심심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있다.
오늘 학교 앞에 일찍 도착해서 차를 잠시 정차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먹으라고 썰어둔 배를 남겼길래
"배 먹어~."라고 두어 번 말했더니 정색을 하고 나를 보며 아들이 말한다.
제가 알아서 먹을게요.
우와!! 듣던 중 반가운 말이었다.
1. 자기주장이 생겼고 2. 자기 의지가 생겼고 3. 독립의 기초가 마련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늘 마마보이처럼 엄마 옷만 잡고 다니는 아들이 걱정이었다. 어떻게 하면 아들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을지 고민만 하던 중이었다.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아들은 나이를 먹고 발달이라는 걸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말이 너무 반갑고 기뻤다.
아들의 말에 나는 이렇게 화답했다.
그래.. 그렇지!! 자기가 먹고 싶으면 먹는 거고 안 먹고 싶으면 안 먹는 거지!!
무척 시크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려 학교로 향하는 아들을 차 안에서 바라보았다. 6학년이지만 2-3학년 정도로 보이는 왜소한 체구의 아들이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했다.
자기만의 속도로 크고 있는 아들을 믿고 응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