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달빛서당

맛있는 한자이야기5/중화미각/디저트 먹어야지

by 모순

며칠 전 아침 빈속으로 이 글을 쓰다 덮어버렸다.

밥을 먹고 속이 든든해지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만족스럽기 위한 조건으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눈과 입이 즐거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p56
중화미각/문학동네

음식은 먹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몸과 마음에 드는 연료(음식)을 공급받으면 움직일 수 있다.

행복하게.


책 <중화미각>을 읽으면서 음식으로 입과 눈이 행복했던 순간순간이 떠올랐다.

식사의 마무리 후식도 황홀하다.

달콤하고 시원한 디저트 주세요.


둥그런 식탁 위에 잘 차려진 온갖 중국음식을 먹다보면 마지막에 의례 생각나는 디저트가 하나 있다. 딱히 어떤 음식이라고 콕 찝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한번 맛보고 나면 늘 머릿속을 맴도는 달콤하고 맛있는 음식, 더부룩한 배에 부담가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맛. 먹으면 어쩐지 마냥 행복해질 것 같은 맛. 그 맛을 상상하는 이는 언제나 이것을 찾는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산뜻함, 짠맛과 신맛을 달래주는 달콤함, 맵고 뜨거운 맛으로부터 미각을 지켜주는 청량감, 바로 천상의 디저트 당수의 맛이다. p237
중화미각/문학동네


당수糖水는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단물이다. 중국 북방 지역에서는 한자 의미 그대로 물에 설탕을 녹인, 아무것도 넣지 않은 달콤한 물, 혹은 설탕물 그 자체를 가리킨다. 하지만 중국 남방 지역에서는 북방 지역의 첨품 甜品, 즉 '달콤한 후식'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당수가 첨품과 다른 점은, 딱딱하게 모양이 잡히지 않고 대부분 국과 수프처럼 걸쭉한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p238
중화미각/문학동네


후식, 디저트를 중국어로 甜品, 甜點이라고 한다.

모두 달 첨甜자를 갖고 있다.

달 첨 甜과 꿀 밀 蜜이 만나 만든 글자

첨밀밀 甜蜜蜜 (tián mì mì )는 등려군(鄧麗君)의 노래와 그 노래가 나오는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모두 사랑에 빠진 내용이다.


달 첨 甜의 뜻을 살펴본다.

달다

곤히 자다

기분 좋다

즐겁다

행복하다



맵고 시고 쓰고 단 인생에서 단맛만 쏙쏙 빼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빛과 그림자처럼 달콤함과 씁쓸함이 함께 온다는 것도.

그래도 때로는 아무런 걱정 없이 단맛만 쏙쏙 빼먹고 싶다.

단맛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란다.


저는 재미없는 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굉장히 폭넓은 의미를 함의하고 있는데요. 솔직히 지루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봅니다. 맛없는 디저트를 먹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아요. p307
김영민/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어크로스


디저트 하니 이 글이 생각났다.

재미는 “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라는 한자어 ‘자미’(滋味)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재미라는 글자의 어원에 맛 미味가 있다니 반갑다.

중화미각은 내게 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다.

재미를 좇아가보기로 했다.

맛없는 디저트를 먹기에는 인생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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