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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Sep 27. 2022

아이와 함께하는 한자 여행 4/연습만이 살길이다


목요일이 싫어요


원래 목요일은 준이가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었다.

웹툰 방과 후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날이 싫은 날이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받아쓰기 시험.


1학년 2학기가 되자 학교에서 매주 한 번씩 받아쓰기 시험을 본다.

미리 시험 내용을 알려줘서 준비도 할 수 있다.


받아쓰기는 속도전이야


내가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쓰고 있는 아이 옆에서 남편이 말했다.

나는 아직 1번을 쓰고 있는데 선생님은 3번을 부르고 있던 받아쓰기의 공포가 되살아나기도 했다.


나도 받아쓰기 잘하고 싶어요

라며 속상해하는 아이를 보면서 며칠 전 들었던 말이 나왔다.


연습만이 살길이다


초보 운전자로 지하 주차장 밖을

나가는 게 어렵다는 나의 말에 지인들이 들려준 말이다.


연습 練習/鍊習
학문이나 기예 따위를 익숙하도록 되풀이하여 익힘.

표준국어대사전


연습은 익힐 련 練과

익힐 습習자가 합쳐진 말이다.


말하는 내용을 듣고 글로 써보기

차의 핸들을 움직여 원하는 곳에 가기

익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계속해보는 수밖에 없다.


익힐 습 習은

학습 學習, 습관 習慣에도 쓰이는 한자다.

사는 일이란 새로운 것을 익혀

내 안에 받아들여 내가 더 넓어지는 과정 아닐까?


받아쓰기를 잘하고 싶다는 아이는 한 번 더  시험 내용을 써 본다.

나도 용기를 내서 매일 주차장 기둥을 돌아 밖으로 나가 본다.


날갯짓을 익히는 새처럼

날아다닐 수는 없지만

고속도로는 다닐 수 있을 테니.


반복되는 연습으로 내가 닿고 싶은 곳은

원하는 곳에 스스로  갈 수 있는 자유구나.

목적지가 분명해졌으니

이제는 계속 해보는 일만 남았다.

으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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